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 힘든 열 살을 위한 마음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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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박진영 글,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박진영 선생님은 심리학자로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의과대학의 통합의학 프로그램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마음 챙김’, ‘자기 자비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 ‘나는 나를 돌아봅니다’, ‘,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열등감을 묻는 십대에게등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고 보듬을 수 있도록 돕고자 아이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민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결론적으로 다 읽어본 느낌은 슬픈 이유, 화나는 이유, 속상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런 감정이 들었을 때 우리의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비슷하고, 그때 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나를 일으켜 세울 수도 있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의 그러한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더 나은 관계도 맺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책에서는 좀 더 객관적인 자료제시나 용어, 그리고 조금 더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준다면, 이 책을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서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기보다는 어린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편한 용어로, 간결하지만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반복적이거나 너무 길면 아이들은 잔소리로 느낄 수 있는데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심리도 간파한 듯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참 좋았다. 조금 더 길고 전문적이고 상세한 내용의 감정에 대한 어른을 위한 책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참 좋았지만, 내 마음이 어수선하고 복잡할 때 다시 그 책을 펼치기는 어려웠다. 다시 한 번 내용을 살펴보면서 내 마음을 챙기고 싶기도 했지만 나의 어수선한 마음은 도저히 그런 상세한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 책은 잔소리같은 반복도 없고 쉽고 간결하게 이야기하면서 우리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전하고 있어서 복잡한 마음 상태에서도 잘 읽혔다. 이제 초4가 될 딸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어 먼저 읽어 본 것인데, 읽으면서 내 마음을 더 알아줘야지! 내가 나를 안아주어야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해졌고, 이 책이 우리 아이가 그런 사람이 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빨리 선물하고 싶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PART 1.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자

PART 2 더 단단한 내가 될래

PART 3. 열 살은 힘들어

PART 4.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자

 

PART는 다시 소 챕터로 나뉘고, 각 소 챕터는 <바라보기>, <알아보기>, <돌보기>, <내 마음 상담소>로 나누어 내용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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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몇가지 소개하면 먼저 PART 1. 2. 나를 미워하지 말아요. 편이다.

 

<바라보기>에서는 덜렁거리는 내모습을 천천히 떠올려볼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실수하거나 거짓말하거나 숙제를 깜빡하거나 친구에게 짓궂은 장난을 칠 때가 있어요.... 대부분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덤벙거려서 잘못을 저지른 적이 더 많을 거예요.”

<알아보기>에서는 어른들도 그래요 라는 이야기로

수학문제를 여러 번 풀었는데도 비슷한 문제를 자꾸 틀린 적 없나요? .... 이럴 때면 내가 바보처럼 느껴져요.”라며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어

 

안경을 쓰고서 안경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어른들을 본 적이 있지요? 우리의 기억은 완전하지 않아서 자주 깜빡거려요. 그래서 공부한 내용도 완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거예요.” 라며 바보라서가 아니라 누구나 깜빡거린다고 기억이 완전하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이야기 해 준다.

 

<돌보기>에서는 실수한 거지, 싫어한 게 아니에요 라는 내용으로

우리는 뜻하지 않게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 서운하게 만들어요. 반대로 친구한테 서운함을 느끼면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 정말 그럴까요? 내가 싫어서 일부러 그런 게 아닐 거예요. 내가 실수로 그랬던 것처럼 친구도 실수한 걸 수도 있어요. 그저 무심코 한 사소한 말과 행동이 서로를 서운하게 만든 거랍니다.” 라고 이야기를 마친다.

 

그리고 <내 마음 상담소>에서는 정말 아이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예시로 하여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내용을 만화형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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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PART 3. 4. 실패해도 응원해 주세요 편이다.



 

<바라보기>에서는 머릿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싸움을 일으키면 뭐가 더 좋은 생각인지, 어떻게 해야 옳은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돼요. .... 저녁을 먹을지 말지, 숙제를 할지 말지, 학원에 갈지 말지, 친구랑은 어떻게 화해하는게 좋을지 마음을 정해야 하거든요. 매일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일까지 결정해야 하는 우리는 심판이나 판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이 부분을 읽는데, 왜 이리 위로가 되는지. 혼자 살 때보다 결혼한 이후 더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 결정에 관여하는 요소들은 더 많아져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 기르니 이전과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결정을 매일 매일 내려야 하는데, 아이와 관련된 것이다보니 함부로 내릴 수도 없다. 이 타이밍에서 그냥 웃고 넘어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훈육이 필요한 걸까? 아이의 예절, 인성 교육에 대한 것뿐 아니라 학습과 관련해서도 수많은 결정이 내 앞에 매일 매일 주어진다. 하다못해 매끼 뭐 먹일까도 늘 고민이다. 대충 한끼 때우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양질의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 늘 다툰다. 쇼핑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더더욱 아니었는데, 아이를 낳고 매일 아이들의 물건을 사는 행위를 하다보니 어느새 쇼핑이 너무 싫어졌다. 이젠 나를 위한 그것도 사치를 위한 쇼핑이라고 하더라도 무엇을 고르고 선택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는 쇼핑 그 자체가 싫어져서 하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이런 나에게 너가 하는 매일 매일 하고 있는 많은 사소한 일들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게 아니야! 매일 심판이나 판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거야! 엄청 힘든 일이야! 라며 나 스스로도 결정내리는게 뭐가 힘들다고 매일 칭얼거리니!라며 외면했던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알아보기>에서는 다르게 말하면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여러분은 항상 마음속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거예요. 당연히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요. 좋지 않은 결정을 해서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해요. ... 항상 좋은 결정만 하면 좋겠지만 전쟁을 100번 해서 100번 다 이기기란 쉽지 않아요. 아무리 잘나가는 스포츠 팀도 경기에서 항상 이기기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유명한 축구 선수 손흥민도 때로는 지기도 하고요. 여러분이 가끔 실수하고 잘못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라며 내린 결정이 좋은 결정이 아닐 때가 있더라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돌보기>에서는 내 탓이든 아니든 여러분도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건 누구나 겪는 당연한 일이에요. 여러분보다 더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은 어른들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어요. 나무에서 떨어지는 건 절대 충격적인 일이 아니랍니다. 충분히 일을 법한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그러니 실수했을 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괴로워하거나 나는 정말 바보야 난 이제 망했어 라면서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요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결정을 내리는데 이토록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우유부단한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특히 아이들과 관련된 결정에 있어서는 어설프게 완벽주의자적인 기질이 발동을 해서 실수하고 싶지 않고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하기에 결정이 점점 힘들어진 것 같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건 절대 충격적인 일이 아니라고 하는 말에서 그렇지! 충격적인 일이 아니지!’ 안개로 자욱했던 마음에 신선한 바람 한줄기가 불어 안개를 걷어내듯이 정신을 맑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는 말이 주는 어감과는 또 다르다. 이 말이 원숭이는 원래 나무에서 안 떨어지지만 어쩌다가 한번은 떨어질 때도 있다는 느낌이라면, 나무에서 떨어지는게 충격적인 일이 아니다는 말은 원래 떨어지든 안떨어지든 그것과 무관하게 떨어지는 것이 충격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 즉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

 

지금 내게 너무 위로가 된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한 내 개개의 선택들 중에 좋지 않은 선택이 섞여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그것들로 인해 충격적인 다시말해 아이를 망치는 혹은 아이를 엄청 힘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는 믿음을 다시금 얻는다.

 

그리고 이 챕터는 우리 첫째 아이에게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신중한 성격의 아이이고 잘해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많은 아이인지라 노력도 많이 하는데,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또 실망도 크다. 그렇지만 중요한건 꺾이지 않은 마음이라는 걸, 매번 옳은 좋은 선택을 하지 안더라도 그것이 충격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며 충분히 생각하길 바라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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