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의 운동과 함께 사는 법
박정은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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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왜 매번 운동에 망했는지 알았다. 50미터도 안뛰어본 주제에 마라톤을 꿈꿨다. 내가 나를 너무 몰랐네. 내가 쓸데없이 진지했네. 운동은 진지함 보단
다소 가벼운 마음, 가벼운 시작이 더 오래갈 수 있다. 작은 성공을 이어가는 것. 운동 뿐만이 아니라 삶의 진리. 그걸 깨닫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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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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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마지막이 기억나지 않아서인지
할머니가 무척 보고싶었다.
글을 읽을수록 내가 알 수 있었지만 끝내 모르고 말았던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나에게는 아쉬움만 가득한 기억이지만, 책 속의 김영롱 작가와 노병래 할머니는 매일 새로이 서로를 사랑하고 예뻐하며 치매라는 섬에 할머니가 갖히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 살갑게 서로를 보듬는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때로는 흘려보내고
때로는 간직하며 살면
살아진다는 말.
지독한 슬픔도, 넘치는 기쁨도
결국에는 한데 섞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말.
나는 이 문장이
“그래도 살라”는 말로 들린다.
| p49


보통 책을 읽을 때 마음을 흔드는 문장이 좋아서 플래그를 붙이곤 하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문장도 문장이지만 글 속의 할머니 그대로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플래그를 붙이고 또 붙였다.
마치 우리 할머니를 보고있는 것 처럼,
이 순간을 잊고싶지 않아서.

하루하루 진해지는 인지저하증의 그림자 속에서도
슬프면 슬픈대로 행복하면 또 행복한대로
오롯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짓고
후회없을 사랑을 하는 모녀 3대의 이야기.

나의 할머니가 유난히 그리워지는
그런 밤이 되는 이야기..🌙


+
치매는 할머니의 일부일 뿐인데, 나는 치매만 쳐다보다가 ‘우리 할머니’를 잊고 있었다. / 118

치매로 무채색이 되었다고 생각한 할머니의 내면은 생각보다 훨씬 더 생동감이 넘치는 색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싶어서 매일매일 할머니에게 예쁘다는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 127

마지막을 앞둔 노인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꾸만 어두워지는 삶에서 위태롭게 빛나고 있는 그 반짝임을 어떻게 지켜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다. /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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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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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보고싶어지는 책. 영롱씨, 숙희씨, 노병래할머니 이렇게 따뜻한 사랑 전해줘서 고마워요. 인지저하증에 대한 새로운 시선, 그리고 할머니를 돌보는 그 사랑하는 마음, 배울게 참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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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 - 행복도 불행도 아닌 다행이 이긴다 사계절 시리즈
민용준 지음 / 북스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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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비로소 찾아온 첫 번째 가을이었다. 떨어질 때가 와서 떨어뜨릴 수 있는 언어들을 받아줄 단일한 기회. 나는 그리 여겼다. 그렇게 생하는 마음과 동하는 생각으로 맺히는 말들을 똑똑 떨어뜨렸고, 한 달여 동안 떨어뜨린 마음과 생각이 한 권의 책으로 고였다. 그것이 이 책의 전말이다. ”
| p11


‘말’이 ‘떨어진다’는 것이 생경했지만
그의 글을 읽을수록,
뚜렷해지는 그 만의 계절이 있었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터질듯이 무르익어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 고유한 삶의 이야기들.

이 글은 가을에 대한 감상이 아니다.
인생의 계절을 사계로 나눈다면,
가을이라는 계절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삶의 이야기이다.
나의 가을은 곧 치열했던 여름을 뒤로하고
다가오는 충만함과 풍요의 계절이다.

“ 저는 계속 쓰고 싶어요.
비록 그것이 영광의 시대로 기억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쓸 수 있는 나라면, 가급적 그것이 나의 한계를 마주하는 괴로움이라 해도 투명하고 솔직하게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다면 늘 ‘지금’일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난 지금입니다!”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
| p134

책을 읽을수록 저자는 도대체
몇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글의 주제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진다고 해야할까?
반려묘 ‘구니니’를 이야기할 때는
유쾌하고 다정한 면모를 애써 숨기며
풋풋한 글을 쓰시더니,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본업에서 나오는 예리함과 깊이 있는 분석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절절한 사부곡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는 애써 그 사랑을 숨기고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읽기로는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사무친 사랑이 고스란히 보였다.

이 한 권의 책 안에 수 많은 얼굴이 담겨있다.
그 모습에 때로는 웃기도, 가슴을 치기도 하고,
거듭 내가 가진 기억속을 파고들게 했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이토록 스치듯 지나가는 것이 아쉽지만
이 가을에 떨어진 말들로 내 삶을 향유한다.
찰나를 놓치지 않고 충만하게 채워두고
다가올 겨울에 푹 재워둔 땅에서
봄의 초록이 돋아날 때까지
나는 그렇게 새로운 계절을 기다릴 것 같다.
이것이 끝이 아니기에.
오늘을 딛고 다시 시작할 나날들을 기다린다.

+
수양이 덜 된 마음이 간혹 그리로 넘어지려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다소나마 편해진다. 심각하게 망가지거나 돌이킬 수 없게 어리석지는 말자고, 적어도 비겁하거나 치졸하지는 말자고 다짐한다. 살아가는 데까지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가고 있는 데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충실하게 느껴보려는 노력이 요즘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은 기우는 마음을 따라 솔직하게 넘어질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게 더더욱. | 62-63

결국 행복도, 불행도 가끔씩 오는 일이다. 중요한 건 다행이다. 늘 범상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날이 있다는 것, 그러한 다행의 나날을 유지하고 지켜내는 것. 그런 다행을 견지하고 견인하며 매일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씩 행복을 맞으며 기뻐할 수도 있고, 불행을 견디며 안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 63-64

당연한 말이지만 이 모든 견해는 나의 개인적인 삶에 관한 것이므로 특별한 공감이나 이해를 바라진 않는다. 각자 자신이 바라는 대로 살면 될 일이니까. 타인의 불행이 나의 것이 아니듯, 나의 불행은 오로지 나의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의 불행이 고유하길 바란다. 타인의 불행에 견주어 나의 불행을 안도하고 싶지 않으므로, 타인의 삶에 견주어 그 척도를 가늠할 필요 없이, 행복도 불행도 온전히 나의 것이길 바랄 뿐이다. | 211

가까스로 닿아보는 것과 우두커니 남겨지는 것은 결코 같은 처지가 아니다. 물론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지금이야 과거 어디 쯤 맺힌 기억일 뿐이다. 그러니까 그때여야 했다. 그런 일들이 있다. 피워야 할 것은 그때 피워야 했고, 떨어져야 할 것은 그때 떨어져야 했다. 마음이든, 말이든, 그랬다. 그래야 한다. | 243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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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 - 행복도 불행도 아닌 다행이 이긴다 사계절 시리즈
민용준 지음 / 북스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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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떨어진다’는 것이 생경했지만 글을 읽을수록,
뚜렷해지는 그 만의 계절이 있었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터질듯이 무르익어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 고유한 삶의 이야기들.구니니야 행복해, 막히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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