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마지막이 기억나지 않아서인지 할머니가 무척 보고싶었다. 글을 읽을수록 내가 알 수 있었지만 끝내 모르고 말았던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나에게는 아쉬움만 가득한 기억이지만, 책 속의 김영롱 작가와 노병래 할머니는 매일 새로이 서로를 사랑하고 예뻐하며 치매라는 섬에 할머니가 갖히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 살갑게 서로를 보듬는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때로는 흘려보내고 때로는 간직하며 살면 살아진다는 말. 지독한 슬픔도, 넘치는 기쁨도결국에는 한데 섞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말. 나는 이 문장이 “그래도 살라”는 말로 들린다.| p49보통 책을 읽을 때 마음을 흔드는 문장이 좋아서 플래그를 붙이곤 하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문장도 문장이지만 글 속의 할머니 그대로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플래그를 붙이고 또 붙였다. 마치 우리 할머니를 보고있는 것 처럼,이 순간을 잊고싶지 않아서. — 하루하루 진해지는 인지저하증의 그림자 속에서도 슬프면 슬픈대로 행복하면 또 행복한대로오롯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짓고후회없을 사랑을 하는 모녀 3대의 이야기.나의 할머니가 유난히 그리워지는 그런 밤이 되는 이야기..🌙+치매는 할머니의 일부일 뿐인데, 나는 치매만 쳐다보다가 ‘우리 할머니’를 잊고 있었다. / 118치매로 무채색이 되었다고 생각한 할머니의 내면은 생각보다 훨씬 더 생동감이 넘치는 색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싶어서 매일매일 할머니에게 예쁘다는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 127마지막을 앞둔 노인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꾸만 어두워지는 삶에서 위태롭게 빛나고 있는 그 반짝임을 어떻게 지켜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다. / 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