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솔직해질 용기 -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찾게 된 맞춤형 마인드셋
박성옥 지음 / 영진미디어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슨 일이던 처음부터 그냥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무엇인가 잘 안돼서 힘들다면, 그래서 포기하고 싶다면, 혹시 내가 그냥 잘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냥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냥이란 없기 때문이다.” 어렵지않은 내용이지만 그 잔잔한 울림이 너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더링 하이츠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유명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더링 하이츠‘의 언쇼가와
언덕 아래의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린턴가.

이 두 가문의 네 남녀와, 이들과 달리 존재의 뿌리를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을 손에 넣는 남자, 히스클리프.

“그는 사랑하든 미워하든 마음속에 감춰 둘 것이며, 사랑이든 미움이든 되돌려 받는 것을 일종의 무례함으로 치부할 것이다.”
p13

‘히스클리프’는 태생적으로
항상 존재를 부정당했던 사람이다. 부모에게 버려저 길거리를 떠돌았고, 언쇼가에 들어와서는 그 집안 핏줄이 아니기 때문에 몸은 집 안에 있을지언정 그의 영혼은 내내 황폐해져갔다. 캐서린 언쇼와의 인연도 결국 신분의 차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셔져버리자 그는 ‘각성’했다.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갖지 못하게 부셔버리자.

사실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 언쇼의 행동도 잔인하고 끔찍했지만 히스클리프도 그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지치게 했다. 캐서린에 대한 사랑 그 한가지만 빼면 그는 그 어디에도 없을 악의 대명사 격이다. 이런 히스클리프를 사랑했다면, 그가 또 다른 그녀 자신이라고 생각한 캐서린 또한 정상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소멸해도 그가 남는다면 나는 계속 존재해. 그러나 다른 모든 것은 있되 그가 사라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 거야,”
p131

“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기쁨으로서가 아니야.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p132

이 젊은 네 남녀의 ‘미친’ 사랑에 지쳐갈때 쯤,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만든건 이들의 2세, 헤어턴 언쇼와 캐시 린턴이었다.
하녀 넬리가 이 둘을 볼때면 유독 글의 분위기가 봄날의 싱그러운 햇살같고 마치 코 끝에 꽃바람이 간지럽히는 듯한 안정과 따뜻함이 가득했다.
헤어턴은 친부(힌들리 언쇼)에게도 학대당하며 자랐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이 모든 재산을 히스클리프가 가로챈 뒤 마치 그 집안의 하인처럼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스클리프가 떨어지던 아기를 받아냈던 순간, 아기에게는 그 기억이 남아있었을까. 목석같은 시체가 된 히스클리프 옆에서 따뜻한 눈물과 키스로 애도한 자는 그 어렸던 아기, 헤어턴 뿐이었다.

“가장 못할 짓을 당한 가엾은 헤어턴만이 진정으로 아주 슬퍼했지요. 헤어턴은 밤새껏 시신을 지키고 앉아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망인의 손을 만지기도 하고, 누구든 쳐다보기를 꺼리는 그 비꼬는 듯한 험악한 얼굴에 입을 맞추는 거예요. 그리고 단련된 강철처럼 완강하기는 하나 너그러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슬픔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했어요.”
p536

어쩌면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몰랐던 바보같은 네 사람. 그래서 더욱 먼 길을 돌아 황야를 떠돌아야했던 사람들을 앞에 두고, 새로운 세대인 헤어턴과 캐시는 비로소 솔직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같은 목표를 향하게 되었다. 어쩌면 가장 쉬운 그것.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그것을.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었지요. 한 사람은 상대방을 사랑하고 인정해 주기로 마음먹었고, 다른 한 사람 역시 사랑하고 인정받으려고 마음먹었던 거예요. 애쓴 결과, 그들은 그 목표에 도달하게 되었답니다.”
p504

마음을 어지럽히던 그 어떤 증오와 복수도,
깨어진 유리조간에 살갗을 베이는 듯한 고통도 모두 사라지고 처량한 경사면의 비석 세 개로만 남겨졌다. 그 어디에도 흔적도 없이. 그저 비석 사이로 지는 해의 붉은 노을이 비출 뿐이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누군가 심어둔 씨앗에서 싹이 자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언젠가 그 외롭고 차가운 손을 가진 유령이 나타난다면, 그저 한번 더 손 잡아주겠다고 생각해본다. 더이상 내쳐지지 않도록. 황야를 떠도는 것을 그만 멈추도록.

++ 조지프영감 잔소리할때는 나조차도 너무 듣기싫고 지겨워져서 별 하나 뺐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번역이 정말 감탄스럽다. 그 시골스러운 투박하고 딱딱한 성격을 고스란히 사투리 섞인 언어로 전달한 것이 아닌가! 다시 한번 번역가 유명숙 선생님께 박수를.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더링 하이츠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유명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저 네 남녀의 ‘러브스토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무참하게 짓밟힌다. 사람의 마음속에 선과 악이 존재한다면 이 이야기는 악의 그림자에 둘러쌓여 선의 존재조차 희미한, 그러나 그 안에서 아주 어렵게 미약한 ‘선’의 빛을 꺼내어 기어코 한 자리를 비추게 만드는 어떤 마음이 담겨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둘러앉은 이들이 육십 년 넘게 각자 아등바등 살아온 지난한 세월의 기억은 이제 막 출발하였으므로, 그것을 누군가 수신하여 돌아볼 즈음엔 이들 자신은 이미 새로운 역사로 가득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각자 별과 같지 않을까. 머리 위에 박힌 별빛도 몇 만 년전의 아득한 발현이 이제야 막 도착한 셈이니, 지금 막 이 땅 위에서 지각하는 별의 기억은 지금 천천히 돌고 있는 별의 생명과 삶에는 하등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310


- 잘 나가는 스타 작가인 엄마 ‘곽문영’과, 그렇지 못한 평범한(?) 딸 ‘곽용호’. 그녀의 이름처럼 대단한 태몽을 안고 태어난 용호는 어째 이름과는 달리 항상 엄마의 그늘에 가려져 어딘가 늘 어둡다. 평생 자신의 삶을 의도치 않게 엄마와 비교당하고 억눌린 채, 근본을 알 수 없는 화가 가득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 사실 초반에는 자신이 이렇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사는 것이 나를 돌보지 않고 일만 하는 엄마 탓이라며 징징거리길래 좀 반감도 들고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삼수해서 대학간게 왜 엄마탓이야? 취업 못하고 사회에 발들이지 못하는게 도대체 왜 엄마탓이냐고…
그래서 난 이 이야기가 그런 엄마와 딸이 ‘작가’라는 직업과 일을 통해 화해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추측은 말그대로 경기도 오산.
화해는 화해이긴 한데 이야기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의 화해이고 어쩌면 쉽게 지나쳤을 것들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이었다.

- 또한 ‘꿈’이라는 소재는 처음에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 나는 이 소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초반의 용호의 태몽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그냥 그게 끝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물론 마지막에 그 꿈이 결국 큰 일을 해내지만… ^^ 나의 경우, 책 소개에서 꿈, 태몽을 다루는 소재가 무척 흥미로웠는데 생각보다는 그 부분이 크게 다루어지지는 않아서 판타지 소설로 갈뻔한 이야기가 어쩌면 좀 더 현실에 주저앉았을지도 모르겠다.

- 설재인 작가의 글은 처음이라 궁금했는데 아, 이분 이야기꾼이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술술 흘러가서 어느 새 책이 끝나고, 그 상황이나 주인공의 감정에 대한 묘사가 참 감성적이고 아름답게 펼쳐졌다. 그리고 별빛에 대한 비유는 오래도록 머리에 남을듯 하다.

- 하늘의 반짝이는 별빛은, 이미 수백광년의 이야기를 담고 여기까지 닿았다. 그렇게 나의 눈에 닿은 빛은 내 눈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지나온 시간을 다 잊어버려도 슬프지 않고, 아쉬울 것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내 머리 위에 흐드러지는 별빛이 있으니까. 상실과 이별, 잊혀짐에 대해 안타까워하기보다 거기가 바로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 될테니까. 그렇게 너와 내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


“ 삶은 순간의 합이다 ”
답이 내 앞에 있다는 사실, 현재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행복합니다. | p167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후회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서 걱정하고,
막상 내가 붙잡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은 놓친채
이미 내게서 떠난 시간과
오지 않을 시간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내가 존재하지 않던 삶 속에서
찾고자했던 것은 바로, ‘의미’였다.

이 시간이, 하루가 내게 어떤 의미일까?
지금 내가 하는 이 행동이 어떤 의미일까?
과거의 실패, 또는 어떤 성공같은 것들은
내 삶에 무슨 의미를 부여했던 것일까?

그 막연한 ‘의미’를 찾고자 했더니
나에게 돌아온 대답은,
어느 것도 헛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헛되다고 생각하면
‘나’라는 존재가 부질없어지니까.
나는 엄연히 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이만큼 살아왔는데
그 모든게 다 부질없다니. 의미가 없다니.
나 조차도 나를 잘 몰랐구나.
나 조차도 나를 존중하지 않았구나.

이 작은 생각의 흐름이
내 삶에서 큰 변화의 파동을 만들어냈다.
나의 자존을 온전하게 일으켜 세우고
나의 본질을 더 가까이 이해하고,
나아가 현재를 의미있는 시간으로
가꾸어가는 것 말이다.
그리고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나를 도운 것이, ‘책’이다.


#여덟단어 라는 이 책이
나에게 더 깊이 다가왔던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서 일었던,
지금도 일고 있는 그 변화의 파동을
이 책이 다 설명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의미를 찾고자 하였더니
자연스럽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임을 깨달았고,
지금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니
삶의 어느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고
매 순간 나를 성장하게 하는
배움의 초석임을 알게 되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자신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당신의 현재에 답이 있고, 그 답을 옳게 만들면서 산다면 김화영의 말대로 ‘티 없는 희열’을 매 순간 느낄 겁니다. 티 없는 희열로 빛나는 관능적인 기쁨에 들뜨는, 예외 없는 작은 조각들의 광채로 온전히 여러분의 인생이 빛나기를 바랍니다. | p172

책은 도끼다 를 통해
고전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를 얻었다면,
거기서 시작된 작가의 통찰이
여덟 단어 에서 더욱 명징하게 표현된다.
같은 결을 가진 이 두 권을
꼭 같이 읽기를 추천한다.
책에 대한 이해도, 인생에 대한 이해도
서로의 결을 따라 모두 배가 될테니까.


**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