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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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에게도,이제 막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자신이 선택한 삶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성장이고 때로는 그 곁에서 지켜보는 어른의 손을 잡아도
좋다고 말해주는 따뜻함이 가득한 그런 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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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의 위로 세리프
그레텔 에를리히 지음, 노지양 옮김 / 빛소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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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우리를 지금의 우리가 되도록 초대한다. 우리는 종종 강과 닮았다. 부주의하면서 강하다. 소심하면서 위험하다. 맑으면서 탁하다. 소용돌이치고 반짝이고 고요하다. 소로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한 인간의 삶은 강물처럼 신선해야 한다. 같은 통로로 흘러도 매 순간 새로운 물이 흘러야 한다.” | p119

#열린공간의위로
#그레텔에를리히
#빛소굴
#도서제공

와이오밍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던 그레텔 에를리히에게는 투병중인 연인이 있었다. 한 때 그녀와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병세가 깊어지며 그는 먼저 도시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하루라도 빨리 촬영을 마치고 도시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거침없이 흩어져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어느날 아침 그의 어머니로부터 그가 이미 눈을 감았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그레텔은 도시로 돌아가는 대신 와이오밍에 남기로 한다.

“ 죽는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앗아가는 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것, 역설로 압축되지 않는 모든 것은 사라졌다. 우리는 말없이 손을 잡고 바닥에 누워서 상대방의 모습을 바라보며 요란한 웃음을 터트렸다가 결국 울어버리곤 했다. 죽음만큼 웃긴 농감은 없을 거야. 우리는 동의했다. ”
| p57

“ 이 넓은 공간은 꼭 가능성 같아서 슬퍼져.
너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그 모든 삶의 가능성 ”
| p58

그녀에게 와이오밍의 대자연은 어떤 의미였을까.
도시에서의 삶 대신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목장에서의 삶을 선택한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곳에는 내가 가지고 있던 삶의 스펙트럼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대자연의 위로와 거칠지만 순박한 사람들로부터 얻는 이해가 있다는 것이다.

목장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가보지도 않았던 산으로 들판으로 몇천마리나 되는 양들을 홀로 이끌어 나아가야 하고 풍족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고된 노동을 한다는 것이 요즘같은 시대라면 더더욱 마치 다른 시공간속에 있는 듯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태껏 존재해왔고 겉으로 보이는 강인함 속에 감춰진 섬세함으로 동물들을 보살피고 기른다.

그리고 작가는 그 환경 속으로
더 깊이 걸어들어갔다.
‘거침없음’의 이면에 ‘거침없이 견딤’ 속으로.
그 안에서 오롯이 자연을 느끼고 향유하며
‘땀으로 일궈낸 사랑의 언어들’속에서
상처가 아물어간다.

카우보이와 목장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지식은 그저 영화에서만 보던것이 전부였지만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생각의 전환을 경험했다. 남성미의 상징이었던 카우보이는 누구보다 섬세해야 하고 다정해야 하며 자연 속으로 자신을 내던져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얼굴을 붉히고 모자를 고쳐쓰며 겨우 내뱉는 사람들이며, 여인과의 깊은 대화 후에는 “심장이 삐끗한 거 같아요.”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 그들의 힘은 곧 부드러움이고 그들의 강인함은 보기 드문 세심함이다. ” | p78

“ 이곳에서 잘 산다는 것은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잘 버텨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적어도 전동적으로 목장 생활은 물질주의와는 거리가 있고 인간이 동물과 동고동락하며 얻게 되는 성취감, 밤에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별자리를 찾아보는 등의 소박한 기쁨을 대표한다. 내가 배우게 된 강인함은 순교자적인 끈기나 단순무식한 영웅주의가 아니라 적응의 기술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강인함은 곧 연약함과 통하며, 온유함이야말로 진정한 치열함이라고. ” | p66


혹시 ‘브로크백 마운틴’ 이라는 영화를 기억할까?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한 퀴어 로맨스 영화인데 왠지 이 책을 읽으며 그 영화가 떠올랐는데 진짜로 그 곳이 와이오밍이었다. 영화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레텔이 머물렀던 목장의 분위기를 언뜻 알 수 있어 슬며서 머리 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한없이 충만하고 대자연 속의 풍요를 내 안으로 더 가까이 가져올 수 있었다.

도서 제공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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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의 위로 세리프
그레텔 에를리히 지음, 노지양 옮김 / 빛소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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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죽음으로 인해 촉발된 와이어밍에서의 ‘은둔’이 대자연과 이웃들로 인해 치유되는 과정을 담은 글. 그들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섬세한 묘사와 전혀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는 기쁨으로 충만해지는 글이었다. 거칠어보이지만 다정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있어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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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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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녀에게 인생을 배웠어요.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 그저 빵이 익어가는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좋아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키티와 앨의 에세이 너무 좋아요. 레시피는 못 따라하지만(요알못ㅋㅋ) 보기만 해도 힐링되요. 이미지들도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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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법 - 생존을 위한 두 가지 요건에 관한 이야기
장혜영 지음 / 궁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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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구성하는 토대이자, 사람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건,

#사랑과법 #장혜영 #궁리출판사

18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검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왔던 장혜영작가. 이 글속에서 사랑과 법의 본질, 그리고 문학 작품속에 녹아든 삶에 대한 성찰을 전한다.

‘남의 일’이기도 하면서 어느 순간 ‘나의 일’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들 속에서 결국 그 이야기의 끝은 두 가지로 귀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과 법.
나는 글 속에서 작가가 검사의 임무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내 ‘사랑’이라는 부드럽고 온화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변사자들에게는 사랑하는 대상이 없거나 없어지거나, 사랑하는 마음 내지 사랑할 의지가 없거나 적어진 게 아닐까. 자살이나 고독사로 인한 변사 기록을 볼 때 마다 기록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랑의 부재’라는 공통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같은 죽음으로 이르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었다. | 25

피해자의 고통은 탄원서의 작성이나 제출 여부가 아니라, 피해자가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는 엄마가 자신을 수년 동안 강간 및 추행한 사람을 용서해달라고 말하는 그 상황 자체에 있다. 아마도 그건 ‘영혼에 금을 긋는’ 것과 같은 고통일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정도가 다른 상처를 준다. | 153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겁부터 났다.
‘이 책 검사님이 쓰신 책인데,
법이라니, 법에 ㅂ자도 모르는 내가?’
법은 누구에게나 그렇게 가깝고도 멀다.
그런데 알고보면 법은 우리 생활속에 촘촘하게
스며들어 우리는 이미 법이라는 토대위에
살고 있지만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법을 들먹거리는’ 상황과는
결코 친해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나에게 법이란 그런 존재다.
가깝지만 한 없이 먼 존재.
그런 법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그 흔한 사랑처럼, 어쩌면 사랑보다 더 가까이.


변사, 책임, 사기, 학대, 합의, 중독, 시효 처럼 무거운 주제들 속에서도 계속해서 글을 읽어나가는 힘을 주었던 것은 때때로 곁들어진 아름다운 시들과 문학 작품의 인용, 인상깊은 영화속 장면들을 줄곧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작품이 소개되었을 때는 더더욱, 반가움에 책장이 넘어가는 줄도 몰랐다.

실제로 검사로 일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 앞에서 작가는 시의 한 구절을 떠올리고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가 실재하는 세상에서의 결말이 결코 영화와 같을 수 없음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우리의 삶이지 않겠냐며 어깨를 토닥여준다.


문학을, 시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법률용어들, 법률적 해석들이 낯설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단계를 거쳐서 판결을
내리는구나, 이런 구성 요소들이 필요하구나’ 처럼
알아두면 실생활에서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식들도 많았고, 뭔가 나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말들을 읽으면서 나의 지혜가 아주 조금은 성장한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법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점.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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