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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인생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평점 :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도 처음부터 아들러의 철학을 연구하고 책을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제는 책 이름만 말하면 모두 알만큼 유명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상실, 시련, 좌절이 있었고 그 속에서, 어쩌면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그가 견딘 인내와 노력이 결국 최선의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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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병상에 누워 계시는 동안 그는 배움도 포기한 채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스스로 동굴속으로 들어가 깊은 사유의 시간을 보낸 후 비로소 아들러라는 철학자를 알게 되었고, 아들러의 철학이 지금껏 그가 생각해온 바라는 확신이 들자 본격적으로 그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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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도 병상에 누워있을 때였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수술을 하고 회복을 거치는 동안 오랜 시간 병원에 머무르며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에 좌절하고 무기력함에 빠져들 즘, 간호사와 의사, 병원 관계자들이 시간이 있거나 근무가 없는 날 하나, 둘 그에게 찾아왔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상담을 하면서 그는 의외의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그의 말이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바로 ‘공헌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차피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바깥 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에 병원 의사가 집에서 책을 써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자 그제서야 자신의 길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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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의 이러한 개인적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그는 알게 모르게 이 일에 대해 준비되어 있었다. 철학을 공부하고 상담사 자격증을 따고 언어를 공부하며 지식과 연륜을 쌓았고 그것을 통해 마침내 그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스스로 ‘알아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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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중요한 것이 ‘공헌감’이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타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 타자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타자를 위해 쓰고 타자에게 공헌하며 공헌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며 용기를 내어 사회속으로 한발 더 걸어들어간다. 따라서 일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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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함으로써 타자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그것으로 인해 타자가 또 한번 발전할 수 있는 그 끊임없는 선의 연결고리가 결국 나 자신에게도 계속 인내하며 일을 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그리고 여기에는 어떠한 경쟁도, 인정욕구도 필요가 없다. 서로 누가 우위인지를 파악하는 것 보다는 같은 선상에서 개개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할뿐 누가 누구보다 빠르고 느리고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목표를 이루고 성취하는 것이 중요할 뿐, 경쟁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인간은 추구하는 바를 향한 심연으로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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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삶을 바탕으로 한 일에 대한 성찰, 그리고 가족 관계에서, 직장에서, 개인의 행복의 관점에서 우리가 일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다양한 생각을 제시한다. 일이 단지 일이 아니라 삶이 되는 순간, 우리는 일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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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제공 #서평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