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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나비 ㅣ 위픽
최양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평점 :
내일은 널 숲에 심을 거야. 그곳에서 자유롭게 자라, 네가 원하는 만큼 온 세상으로 뻗어나가 난 네 그늘 아래로 파고들 거야. 안온한 너의 품으로. p104
미혼모인 엄마가 생계와 육아를 모두 책임질 수 없어 시골 자신의 엄마에게 진이를 맡긴다.
엄마와 떨어져 시골에서 살게 된 진이의 무서움과 외로움을 할머니는 손으로 나비 그림자를 만들며 손녀를 위로하고 보듬어 준다.
학교 아이들에게 내내 무당집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학창시절 친구 없이 혼자 지내며 내내 시골을 벗어나고 싶어하고, 영상에 관심을 갖던 진이는 그렇게 바라던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된다.
진이는 어느 날, 외할머니에게 언제 오느냐는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자신이 살던 시골로 간다. 그 곳에서 할머니가 말기암 환자이며,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나무가 되어가는 나를 찍어달라'는 할머니의 이상한 유언을 듣는다.
할머니 집에 머무르며 할머니가 오랫동안 보관한 빛바랜 편지들과 사진 한 장을 발견하고, 손그림자로 나비를 만들며 놀던 할머니의 오랜 추억과 숨겨진 비밀을 찾는다.
사는게 녹록치 않아 할머니에게 방치해둔 엄마, 무언가 비밀을 감춘 채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에게 맡겨진 언제나 혼자였던 진이.
여성 3대가 가진 저마다의 복잡한 사연과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냈다.
사랑을 갈구했으나, 늘 결핍된 채 살 수 밖에 없었던 쓸쓸하고, 외로운 여성 삼대의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진이의 시선으로 담긴 할머니의 기구한 삶이며,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갈구가 애처롭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