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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ㅣ 꿈꾸는돌 37
최상희 지음 / 돌베개 / 2023년 9월
평점 :
우리 세 사람은 발을 맞춰 빗속을 걸었다. 그것은 어떤가 하면 느슨한 걸음이었다. 우산은 하나로 충분했다.p32
하지만 이제 사라지는 것은 두렵지 않고 조금은 슬프지만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다.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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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간에 친구의 얼굴을 그리는 시간에 녹주를 그려주던 민영이 녹주에게 한 쪽 속눈썹이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민영은 차미라는 친구를 찾아가라 조언하고,그를 계기로 교내 도서부 활동을 하는 차미와 차미의 친구 오란과 친구가 된다.
차미와 오란과 친해지면서 녹주 역시 도서부 활동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담은 연작소설이다.
책을 매개로 친해진 세명의 소녀들을 중심으로 오란의 이모가 운영하는 작은 책방의 고양이 이야기, 도서관 사서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이야기, 학교 내 소식들 전하는 SNS 이야기들이 따뜻하고 풋풋하게 담겨 있다.
평범한 하루하루를 책과 우정으로 따뜻하게 채워가는 세 소녀의 이야기도 사랑스럽고, 책 속에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보게 싶게 하기도 하고, 읽었던 책에 반가움을 느끼게도 한다.
무엇보다 그 시절의 학교 도서관도 생각나게 하고.
따뜻함과 다정함이 가득한 사랑스러운 책이랄까.
'도서관은 내게 그런 곳이었다. 도서관은, 그 안의 책들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갔고, 어쩌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책은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있다.
무언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돈독하고 다정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힘.
그래서 책을 좋아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