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원래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거란다. 너도 계산을 잘 해야 해. 네가 누구인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아. 너를 둘러싼 것들이 중요하단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야. 그들은 진짜 삶과 진짜 사랑이 따로 존재한다고 믿지. 그런 건 없어.p39감정이란 절묘한 상황이 만들어낸 착각이니까. 필요한 걸 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사람은 말 한마디, 1분이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친절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p84정해는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받지만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어릴 때 잠시 지냈던 미아도에서 친했던 친구 우영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대대로 영산을 관리해 온 집안의 딸 우영은 늘 산에 묻히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아 정혜는 20년만에 미아도를 찾고, 우영의 삶의 궤적을 하나씩 좆으며 그녀의 죽음의 비밀을 밝혀 나간다.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속에는 죽은 이가 그리워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그리움과 후회가 절실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그 절절한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사이비 종교의 악함이 담겨 있다.누군가의 약함을 건드려 이용하는 악한 마음을 끊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봐주고 손 내밀어 주지 못한 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인간의 내면과 사회 문제인 사이비 종교 문제를 잘 녹여낸 묵직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