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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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할지라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면 안 된다. 일도 결국 사람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보다 사람을 앞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p20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아쉬운 소리 안 하고 내가 먹고살 수 있을 정도만 벌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겐 쓸모없어 버린 쓰레기가 이들에겐 귀하게 보이는 것처럼 고물을 줍는 일도 누군가의 생을 가능하게 하는 빛나는 일이라고. 그러고 보면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p135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한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냐고 때론 현명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만날 수 있지만 오랜 세월 곁에서 격려를 넘어서 무조건적으로 신뢰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지금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신뢰의 힘을 믿기 바란다. 그 힘이 분명 당신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밀어 주고 있을 것이다.p202

살아가다가 이게 맞나 싶고, 그럼 뭘 해야 좀 나아질지 답을 찾으려 방황할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자꾸 흔들릴까' 자책을 했었다. 그럴 때 위안이 된 말이 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괴테의 말이었다. 방황한다는 것이 약해서가 아니고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라고 지친 나에게 그가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방황을 하고 있을 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p22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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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3일 과 #유퀴즈 온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온 저자가 수 년간 만나온 사람들을 담은 책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죽음의 문턱 앞에서 초연한 태도의 사람들, 소수자로 차별받고 소외받는 사람들, 노숙자 부터 대통령까지 다양한 이들을 만나 삶에 대한 겸허함과 따뜻한 위로, 고마운 마음, 삶을 대하는 태도와 지혜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다큐3일은 종영됐지만, 자주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보며 울고 웃게 하는 그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들이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위로를 건넸었는데, 이 책 역시 그녀가 만든 프로처럼 따뜻하고 다정하다.

영하 20도의 매서운 추위를 버티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을 견디며, 함께 노숙하고, 누군가의 삶을 한 순간도 놓지지 않으려 바라보며 고생했기에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겠지.
읽으면서 울컥해 눈물이 나기도 하고,시청했던 다큐3일과 유퀴즈도 생각나 내내 따뜻한 마음이었다.

누군가에게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것은 그녀 역시 따뜻한 마음을 소유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오랜만에 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

요즘은 그런생각이 든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가 가진 따뜻한 마음이 초능력이고, 재능인것만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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