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은행 라임 어린이 문학 41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엘리사 파가넬리 그림,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모의 이혼 후 오빠 넬슨과 여동생 애슐리는 엄마와 한부모 가정으로 살아간다.
엄마 혼자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언제나 음식이 부족해 아이들은 늘 배가 고프다.
음식이 떨어져 집에 먹을 게 없는 날은 엄마가 개발한 마치 음식이 많은 것처럼 상상하는 상상놀이를 하며 지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는 늘 허기지고 힘들기만 한 하루다.
취약계층에게 지원되는 학교의 음식을 통해 평일 아침 저녁은 끼니를 해결할 수 있지만, 주말은 끼니때문에 늘 곤란함을 겪는다.
아이들은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제도인 푸드뱅크 이용권이 나오는 날을 늘 기다리는데, 푸드뱅크에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넬슨은 도둑을 잡기로 결심하고 친구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한다.

결식아동, 취약계층, 소외계층에 대한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담겨 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급식마저도 아이들에게는 결식아동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자신을 창피해고, 부끄러워할까봐 친구들에게 비밀로 하며 조심스러워 한다.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할 수 없었던 아이의 마음 역시 무겁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차별을 조장하고, 그 차별을 통해 계급을 양산해 내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의 이야기는 비단 책 속의 등장인물들만의 이야기들이 아니라, 지금의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에, 읽는 동안 씁쓸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이는 숨고 도망치기 보다는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연대해 지금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귀엽고, 따뜻하고 뭉클하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에는 기업과 개인에게 후원과 기부를 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한 부모 가정 등에 도움을 주는 푸드뱅크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이 책의 인세 수익금은 전부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곳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하니, 좋은 일 한다는 생각으로 한 권씩 사면 좋을 것 같다.
곳곳에 그림이 있어 아이가 읽기에도,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고, 좋은 일도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