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재수사 1~2 - 전2권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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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살인에 대해 모순된 태도를 취한다. 한국 사회는 군대에 있는 젊은이 수십만 명에게 매년 살인 기술을 가르친다. 전투 중에 그들이 적국 병사를 총이나 칼로 죽인다 해도 기소하지 않는다. 이런 걸 보면 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인명이나 정의라기보다는 사회 그 자체의 안정과 존속임이 명확해진다.-1권 p63-

인간은 자신드르이 고통이 클수록 값진 희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산 제물로 바친다. 가난한 사람이 빵 한 조각을 다른 이와 나누는 것이 부자가 재해 현장에 수천만 원을 내놓는 것보다 더 훌륭하다고 여긴다. 자원봉사를 금전 기부보다 높이 평가한다.-1권 p204-

신계몽주의는 행복이 아닌 의미를 인생의 목적으로 제시한다. 그렇기에 의미 있는 불행이 의미 없는 행복보다 낫다고 설명한다. 의미는 서사 속에서 생겨나며, 서사는 고통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고통을 통해 얻는, 불행 속에서만 붙잡을 수 있는 의미에 대해서도 신계몽주의는 할 말이 있지 않을까.-1권 p347-

"나쁜 놈 잡는 게 경찰의 일이긴 하지만, 그게 경찰의 일 전부는 아닌 거지. 난 솔직히 방법이 수사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미리 막는 게 터진 다음 범인 잡는 것보다 대부분의 시민들한테 좋은 일 아냐? 경비나 정보 업무도 큰 틀에서는 방법으로 볼 수 있고 말이야. 나는 교통 단속도 사고 나지 않게 사람들 주의 주는 데 초점으 둬야지, 나쁜 운전자 잡겠다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2권 183-

22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은 신촌 오피스텔 여대생 살인 사건을 다시 재수사 하는 경찰팀과 살인범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되며 총 10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찰들이 과거의 사건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주변 인물들을 수사하는 내용과 살인범이 살인과정과 이유를 복기하고, 회고하며 독백한다.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지 맞추고 찾아가는 과정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허술한 제도와 수사, 도덕과 윤리를 기반으로 하여 계몽주의와 신계몽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철학적으로 다가간다.
물론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과거의 허술한 수사와 지금의 세밀한 수사 과정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단순한 처벌이 아닌 사회의 여러 문제들과 빈약함들을 곳곳에 녹여냈다.
도스트예프스키의 작품들을 매개로 한 책 모임이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인범의 또 다른 자아로 표현하며 공허와 불안을 섬세하게 담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도스트예프스키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있게 표현했다.

장강명 작가가 재수사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열과 성을 다했는지느껴지는 작품이라 빈틈 없고 집요하다.
다양한 인간군상과 개개인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도 이 책의 재미일 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에 대한 원근법 도입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사회 곳곳의 문제점들을 작품에 잘 녹여 우리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물음을 던지는 책!

한 줄평을 하자면 너무 재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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