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손이 두부 - 제1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수상작 일공일삼 107
모세영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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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손아, 이 콩 한알에는 우주가 들어 있단다. 그렇지 않니? 바람과 흙과 물이 이 콩 한알을 키워 내지. 썩지 않고 자란 이 콩 한 알은 하나의 생명과 다름이 없어. 우리도 마찬가지, 살아 있으니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거란다."p91-92

"두부는 한나라 회남 왕인 유안이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단다. 그리고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당나라 말기쯤이었다고들 하지. 초기에는 두부를 '포'라고 불렀어. 임금이 돌아가시면 극락에 가기를 빌며 절을 지었는데, 그곳에서 제례를 할 때 두불,ㄹ 만들어 바치는 곳이 조포사란다. 두부가 그만큼 귀한 음식이라는 얘기니라."p93

제 1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수상작!

임진왜란 일본에서는 조선의 도자기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했고, 조선의 도공들을 모두 강제로 끌고 가 도자기를 만들게 했는데,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도자기만큼이니 큰 영향력을 미친게 두부라고 한다.

유명한 도공의 아들이었던 막손이는 일본으로 끌려오는 도중 눈 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는 도공들과 함께 지내며 잔심부름을 하지만, 그마저도 훼방을 놓는 일본 무사때문에 다른 무사의 집안 노비로 보내진다. 굶주림과 온갖 구박으로 하루하루 지내던 어느 날, 양반이었으나 일본으로 끌려와 노비 생활을 하는 호인 아재를 만나게 되고 조선 두부 만드는 법을 배우며 함께 한다. 타고난 눈썰미와 재주로 지금껏 어느 누구도 맛보지 못한 두부를 만들어 입소문을 타게 되고, 검은 욕심에 그것을 이용하려던 무사에게 납치당해 산 속에서 감시당하며 두부를 만든다.

하급 무사의 자제 일본인 아키라와 료코는 친구 막손이를 구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고, 막손이를 안전하게 구해낸다.

예전처럼 마음껏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차가운 도자기가 된 것 같았다.(p41)라는 책 속 한 구절이 아프게 다가온다.
나라를 잃고, 가족을 잃고, 굶주림과 학대를 견뎌내면서도 살아남겠다는 막손이의 의지와 노력과 살아가는 것이 아닌 견뎌내고 버텨내던 그 시절 조선인들의 삶이 묵직하고 뭉클하게 그려져 있다.

"우리 신세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라가 변변치 못하고 임금이 백성을 보호하지 못하니 이 먼 곳까지 와 노비로 사는구나."(p91) 라는 문장이 지금의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전쟁포로로 잡혀가 일본에 두부를 전파한 역사적 사건과 배경이 흥미롭게 다가올 뿐 아니라, 그 시절의 조선 이야기가 아프게 담겨 있어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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