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바닥만 한 땅 덩어리에 살고있는 지금도 인간은 인간 외의 모든 존재를 생존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었다.p16

옛날 사람들은 물에 잠긴 식료품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좋았다. 그런데 왜 세상이 바다로 변하는 건 막지 못했을까?p79

인간은 너무 많은 편리와 물자를 욕심냈고, 그로 인해 지구가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p184

자기를 닮은 작은 아이도 내팽개치고, 쭈글쭈글한 인간도 넘어뜨리고, 자신만 살겠다고 달려가는 인간을 보니 내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p235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고 고요하며 거세고 찬한하며 사랑스러웠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으면 온몸을 감싸는 감각과 함께 살아 있다는 안온함이 느껴졌다.p241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와 텀블러, 투명한 유리병, 복숭아가 그려진 캔, 때때로 해파리처럼 날리는 비닐봉지, 솔이 잔뜩 벌어진 플라스틱 칫솔....
...
목에 비닐봉지를 휘감은 채 바다를 헤엄치는 바다거북, 유리병을 보금자리 삼은 문어, 플라스틱 고리에 낀 책 자라나 몸이 기형적으로 잘록한 돌고래... 다른 생에 상처를 주는 걸 이렇게도 많이, 아주 많이 만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p242

-불가사리
-바다와 함께 춤을
-파라다이스
-해저도시 배달부
-해저도시 타코야키
-산호 트리

불가사리에는 빙하가 녹고 난 뒤 퍼진 바이러스로 인해 변이가 생겨나 소중한 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분투가, 바다와 함께 춤을에는 바다에 잠겨 있는 물건들을 건져 물물교환을 통해 살아가는 세상에서 돌고래르 포획하고 학대하려는 인간들에 맞서 돌고래를 구하는 이야기가, 파라다이스에는 수중생활이 가능한 새로운 인류 수인과 해양생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인을 잡아 이용하려는 배를 탄 악한 인간들을, 해저도시 배달부에서는수인 없이는 식량도 구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탐욕과 노동착취를 담았다.
해저도시 타코야키에서는 돔 벽을 청소하는 청소부 문과 만난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코야키 트럭과 타코야키를 만드는 루나와의 만남을, 산호트리에서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는 수인들과 지구 환경과 바다, 생태계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주인공들의 접점이 있거나, 이어지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단편에 가까운데, 주제가 동일하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망친 지구와 바다, 전염병에 목숨을 잃고, 돌연변이가 생겨나고, 빙하로 뒤덮혀 더이상 땅을 밟지 못해 바다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에서도 인간들은 서로를 짓밟고, 자신만 살겠다 아우성을 쳐대며,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이기심과 탐욕에 물든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저도시에서 살아가면서도 여전한 계급사회와 멸종되어 가는 바다 생물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함부로 대하는 모습들은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려는 노력과 마음들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작품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뿐 아니라, 차별받고 유린당하는 소수자와 약자의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그 속에 담겨진 스리슬쩍 보이는 희망도 참 좋았고.
김청귤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재와 물거품이라는 책도 궁금해졌다

지구를 파괴하고,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의 주범이 인간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구의 위기는 무관하다는 듯, 지구는 영원불멸할할것 처럼 그리고 마치 지구의 주인인냥 인간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최근에 읽었던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에서 '인간종만 사라지면 다른 모든 생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글이 생각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