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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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가 좋지도 않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그렇지만 크게 모자란 부분도 없는 아주 보통의 아이다. 나 같은 보통의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하는 걸까. 그냥 이대로 조용히 보통의 어른이 되는 걸까.p63

-난 내가 재미가 없어. 그래서 들려줄 이야기도 없어.
-그건 재미가 없는게 아니야. 평화로운 거지. 좋은거야.p87

-사람이 사는 데 이유가 꼭 필요해? 사람이니까 살아가는 거지. 사람만이 아니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살아갈 권리가 있고,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거라고.
...
-그렇게 살다 보면, 자기만의 소소한 행복도 찾고 즐거움도 찾고 뭐 그런 거지."p139

사람들은 달을 올려다본다고만 생각하지, 달이 지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달인데 말이야.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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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심심하고 평범하다 생각하는 다정한 수현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인 반장 정후
-성적도 탑, 외모도 탑이지만 곁에 누구도 두지 않는 까칠한 고요
-있는지 없는지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아이 우연
-수현과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지아

아이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말하지 못할 비밀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티 듯 살아간다.
누군가를 좋아하지만 고백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아이, 상처받고 싶지 않아 누구에게도 마음 주지 않고 뾰족한 가시를 내세우는 아이, 한번의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포기해 도망치는 아이,
밝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는 가정문제를 가진 아이의 마음들과 삶이 안타깝지만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 놓을 수 없는 마음을 아이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온라인 상대방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다. 지금의 시대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가상 공간과 새로운 관계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체성의 고민, 괴롭힘과 따돌림, 짝사랑이라는 익숙하고 일상과도 같은 소재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잘 표현해냈다.

혼란스러운 시기, 갈팡질팡하는 마음,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쉽게 좌절하고 상처 받지만, 결국은 따뜻한 마음과 다감함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고 희망을 건넨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성장한다.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자신만의 걷는 속도, 자신만의 호흡으로 따복따복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뭉근한 감동과 애틋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좋았던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믿고 보는 문학동네 청소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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