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기
비벌리 엔젤 지음, 정영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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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학대는 물을 한 방울씩 똑똑 떨어뜨리는 고문에 비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마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지만, 계속해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당신을 점차 무너뜨린다. 당신의 신경은 다음번 떨어질 물방울에 온통 집중되고, 점점 예민해진 이마에 떨어지는 물방울은 어느새 마치 불처럼 뜨겁게 느껴진다.p51

정서적 학대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애초에 학대적인 관계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학대를 당하면서도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수치심을 느낀다.p122

정서적 학대 관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절대로 피해자가 수치스러워 할 일이 아니다. 정서적 학대는 나이와 인종, 사회적 경제적 지위, 성별, 성적 지향과 무관하게 모든 곳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p123

정서적 학대 피해자에게 있어 파트너를 떠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낸 후 당황스럽게도 문득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우선 이 사실을 기억하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당신이 나약하다는 의미도, 고통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과거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다.p356

당신은 당신 자체로서 이미 놀라운 존재이며 더 나아지기 위해 자꾸만 애쓰지 않아도 된다. 좋은 부모가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자기 자신 또한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중요하다.p434

1부 수치심과 정서적 학대의 관계
2부 수치심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3부 떠나야 할까 남아야 할까?
4부 떠난 후에 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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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한 신체적 학대와는 다르게 정신과 영혼을 공격하는 정서적 학대는 피해자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할 뿐 아니라, 누군가의 동반자로 살아갈 능력과 사람을 사랑할 능력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학대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우리는 신체적 학대에 비해 외관상 보이지 않고, 증거 입증이 어려운 정서적 학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소홀히 대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정서적 학대 피해자 당사자 역시 본인이 학대의 피해자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가늠하기 어려워, 학대를 고스란히 당하는 경우들이 많고,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들이 많다.

이 책은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상대방의 부정적인 말을 믿지 말고, 비난하는 상대방의 언어에 수긍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정서적 학대가 무엇인지, 어떤것인지 명확하게 깨닫고, 학대가 자존감과 자신감을 어떻게 갉아 먹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폄하와 질책, 비판을 반복하는 언어적 학대와 위축시키고, 조종하고, 침묵시위를 하는 미묘한 형태의 학대, 그리고 나를 배려하고, 나를 위하는 척 하는 가스라이팅까지...
너무도 많은 정서적 학대들이 피해자들을, 우리를 갉아먹고 있다.

정서적 학대를 당하는지의 여부 판단, 어떤 방식으로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또 그것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뿐 아니라, 자책과 자기비난에 벗어나, 학대 가해자의 거짓말과 조작, 현실 왜곡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피해 당사자가 자신의 내면의 분노와 소통하고, 건강하게 표출할 수 있는 방법, 스스로를 위로하고 자기감정을 인정하는 방법, 가해자에게 대항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에 대해 조언한다.

저자는 실제 35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학대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그들을 치유하하는데 힘 써왔기에 그간의 다양한 사례들을 이야기 하고, 관련 사례에 따른 치유와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누두근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세상.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학대의 되물림 현상들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어느 상황에서든 학대를 당하고, 폭력을 당한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모든 잘못은 절대적으로 가해자에게 있다.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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