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만세 매일과 영원 6
정용준 지음 / 민음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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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한 사람의 삶에 들어가 그의 마음과 감정을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알고 확인하는 것을 넘어 알게 된 것에 책임감을 갖고 그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그를 믿고 변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소설에 매료되고 지금도 소설을 사랑하는 핵심적인 매력이 그것이다. 뉴스는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을 중계해 줄 뿐, 그 사람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건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전후 사정과 내면과 이면에 대해 묘사하고 진술하는 일. 인물이 보인다고 하는 것을 작가도 보인다고 해 주는 일. 보이지 않는다면 보이게 만들어 주고 그것이 허상이고 환상이라 할지라도 그의 눈에는 보인다는 것을 믿어주는 일. 숨겨진 사연과 감춘 사건을 모두가 뒤져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문장으로 써내는 일.
알고 싶은 마음은 아는 마음보다 어리석다. 하지만 강하다. 지금 당장은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지만 알고 싶은 마음은 앎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잠든 토끼를 이기는 거북이처럼 알고 싶은 마음은 마침내 그 어떤 앎보다 많이 알게 된다. 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결국에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이는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쪽일 거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
-불가능한 싸움 中-p45-46

이런 마음을 가지고 쓰는 글을, 이런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소설에 깊은 가치를 부여하고, 묵직하지만 다정한, 치열하지만 잔잔한, 따뜻한 온기가 담겨 있는 그가 쓰는 이야기들이 나는 참 좋다.

노력과 성실, 게다가 재능을 겸비한 멋진 정용준 작가님 만세!
그리고 소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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