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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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해야만 해요. 어떤 검사, 어떤 수사관, 어떤 판사는 싸워야 합니다. 세계가 타락하고 사법이 힘을 잃어도."p114

"비대해진 특권의식일 뿐입니다. 검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는 순간 인권은 유린됩니다."
"대한민국은 죄의 도가니야. 그 종심을 칠 힘이 없으니 구차하게 양심이니, 인권이니 하는 것들에 호소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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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정의는 법치일 수 없습니다."
"아니, 선택적 정의야말로 비참한 불의지. 죄지은 놈보다 그걸 못 잡는 놈들이 더 원망스럽거든."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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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순조는, 아버지의 죽음을 방조한다. 혼자인 순조는 납치를 당해 보육원에 갇혀 폭력을 당하고 강제노역에 동원된다. 탈출을 계획한 순조는 보육원에 불을 질러 12명의 원생을 살해하고, 보육사를 찔러 죽인다. 한 검사에 의해 무죄로 풀려난 순조는 검사가 되고, 내내 강박과 불안에 사로잡힌 심신불안증에 다양한 약을 복용하며, 항상 칼을 소지하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접점이 없던 한 선배 검사가 그의 집앞에서 피살당하고, 그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더 거대한 악과 마주하게 된다.

시작부터 강렬한데,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몰입도를 높인다.
주변 인물들 중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는 긴장감을 더하고, 안개 걷히듯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들은 촘촘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 생각했던 통쾌한 결말이 아니라서 더 현실감을 높인다.

정경유착, 전관예우, 계급사회, 승자독식, 여성차별, 불합리한 인사제도와 비리들, 당연시 여겨지는 위법과 탈법, 불공정한 법집행들은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사적 복수를 위해 이용 당하고, 공정이 아닌 권력과 이익에 좌우되는 되는 검찰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사회와 너무도 닮아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

법과 윤리, 공정이 사라진 지금,
적법하나, 힘이 약한 '선택적 정의'와
위법하나, 강한 법집행의 '보편적적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산 권력에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 엄혹한 검찰이 변화하기를 바란다.
비단 검찰만이 아니다. 판사, 경찰, 그리고 국민들이 바뀌어야 한다. 뼈를 깍는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자들은 결코 특권을 내려놓지 않는다. 국민의 눈으로 감시하라. 시민의 힘으로 경계하라. 공명정대와 정의를 입과 손으로 부르짖지 말고 몸으로 행하라. 비겁한 짐슬들만 사는 곳에 정의로운 맹수는 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타락한 정치인과 고상한 판사와 자존심 센 검사와 겁 많은 국민들 속에서 썩어왔다. 권력이 두려워도 굴복하지 말라. 독재자에게 힘을 주지 말라. 만 명을 단숨에 벨 수 있는 칼은 없다.p215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갈기갈기 찢어대는 지금의 정권과 검찰이 대체 언제까지 안하무인 짓을 할런지..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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