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 대하여
김화진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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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밑바닥을 봐야만 진정한 사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스스로의 밑바닥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적인 인간들이나 그런 말을 한다고 여겼다. 밑바닥은 그렇게 보여주자고 마음 먹는다고 보여지는 게 아니라 둑처럼 터지는 것이었다. 차오를대로 차오른 물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둑이 터지고 마는 것이라고.p108 -꿈과 요리 中-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고 피하고 싶은 것은 절대 피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주 많이 불안했고, 그럼에도 누군가가 좋았다.p165 -척출기 中-

소수는 외롭지만 그렇기 때문에 외롭지 않을걸요. 반대로 그 외롭지 않을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외로워지기도 하고요.p257-침묵의사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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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야기: 좋아했던 남자가 실은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이 된 천둥오리라는 이야기
-나주에 대하여 : 사별한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이자 직장동료 나주를 관찰하고 SNS를 몰래 염탐하며 지켜보는 이야기
-꿈과 요리: 서로를 향한 질투와 불만을 가졌던 두 친구 이야기
-근육의 모양: 필라테스 강사와 수강생의 이야기
-척출기: 귀에 생긴 종양 제거 수술을 앞둔 임용고시생 이야기
-정체기: 성소수자 연인 이야기
-쉬운 마음: 성소수자가 이성애자라 생각한 직장후배에게 호감을 갖는 이야기
-침묵의 사자: 누구도 볼 수 없는 사자를 보는 이야기

누군가에 대한 열망, 애틋함, 방황, 질투와 불안, 연민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흔한 이야기를 흔하지 않게 담아 타안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위로하고, 공감하게 해 주는 책이다.
먹먹한 가운데 '새 이야기' 단편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이유리 작가의 브로콜리 펀치가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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