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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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상처 입은 순간의 아픔보다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를 더욱 괴롭힌다. 상처보다 더 아픈 치유의 과정이 우리 무릎을 꺽기도 한다. 그런 순간에도 문학은, 마침내 아름다운 타인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이야기의 모닥불로 얼어붙은 심장을 데우는 모든 순간 이야기는 당신의 가슴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필 것이다.p64-65

문학은 나를 일깨운다. 첫 마음을 잊어버릴 때마다. 일상의 고뢰움 속으로 숨고 싶을 때마다, 문학은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문장을 통해 내게 일깨워 준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내 모습이 아무리 늙거나 변해도 내 무너져 가는 존재 뒤편에 숨은 '나의 첫 모습'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바로 우리가 영원히 사랑해야 할 존재라는 것을.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아무리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나도 나의 나다움을 알아주는 사람을 향한 사랑을 일깨우는 것, 그것이 힘임을 이제야 할겠다.p109

내가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이렇게 잘 모르고 저지르는 우리의 잘못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내가 미처 보살피지 못한 타인의 상처'를 통해 '내가 무의식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되돌아보기 위함이기도 하다.p132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후미진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따스한 이야기로 바꾸는 것.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p204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깊이 있는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어떤 위안을 건네는지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문학에 대한 정여울 작가의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

문학이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었다는 정여울 작가의 말에 무척이나 공감하게 한다.
고통과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슬픔과 기쁨 사이, 현재와 과거 사이에 존재 하는 법과 현재의 나에만 집착하면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모든 존재의 '사이'에 존재함으로써 보고 듣고 깨달알 수 있었다(p.7)는 말이 무척이나 와 닿는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타인의 슬픔에 함께 슬퍼하며 위로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허구의 이야기를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소설 같은 거 읽지 말고, 삶에 도움 되는 자기개발서나 읽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꾸준하게 자기개발서를 읽으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성공한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그들의 습관을 따라하기에 급급한...
어떤 책이든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하고, 즐거워하고 무서워하고, 기뻐했으면 한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공포, 반성과 위로가 공존하는 철학적 사유의 총집합체인 문학을 나 역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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