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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인간이 그걸 뭣하러 다 기억했다 맞혀요? 인간이 하늘한테 받은 몇 안 되는 선물이 망각인데, 그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 덕분에 지나고 나면 어쨌든 견딜 만해지잖아요, 얼마나 다행이야."p177
-은하의 밤: 방송국에서 소봄과 함께 일하는 방송작가 은하가 암수술 뒤 일에 복귀하는 과정 이야기.
-데이, 이브닝, 나이트: 소봄의 남동생 한가을의 짝사랑 실패 후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과정 이야기.
-월계동 옥주: 현우와 지민의 이별 원인이 되었던 옥주의 중국 유학 시절 이야기.
-하바나 눈사람 클럽: 현우의 친구와 소개팅을 앞두고 어린 시절 첫사랑을 떠올리는 진희 이야기.
-첫눈으로: 투병하는 아빠와 싸운 시간을 자책하던 소봄의 이야기.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 오랜 시간 함께 했던 반려견을 떠나 보낸 후 상실 아픔을 견디는 세미 이야기.
-크리스마스에는: 맛집 알파고인 옛 연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동료들과 부산을 방문한 PD 지민의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7편의 단편이 연작소설로 담겨 있다.
연작소설의 매력은 역시 하나의 사건을 여러 사람들의 시선으로 담아내거나, 한 명의 여러 인물들과 이어지는 부분이다.
타일 조각 하나하나가 이어지듯, 책 속의 인물들도 모두 서로서로 이어져 저마다의 시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각자의 방법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낸다.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알듯 모를듯 상대방을 위로하고, 풋풋한 옛 추억을 회상하고, 조용히 싹트는 사랑의 감정들이 다채롭게 그려져 인물들의 고민과 갈등, 사랑과 이별, 고독과 슬픔을 담아냈다.
크리스마스는 의례 설레고 들뜨기 마련인데, 크리스마스 타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차분하고 온화하다.
김금희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가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