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오늘의 젊은 문학 5
문지혁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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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언제나 패턴이 깨지는 순간 찾아온다. p26

부디 우리가 서로에게 서로의 다음 페이지가 되기를. p68

사람들은 그래서 책을 읽으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겪지 않은 일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 읽는 동안만큼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지구가 끝날 때까지 일곱 페이지-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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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 통합세기 219년 인공행성에 추락한 여객기의 전원이 사망한 후 유족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탐사에 대한 이야기
-서재: 통합세기 33년 책을 소지한 죄로 잡혀간 아버지의 텅빈 서재와 아버지가 어렵게 남긴 책 한권에 대한 이야기
-지구가 끝날 때까지 일곱 페이지: 전쟁이 났다며 화장실에서 일주일간 숨어 지내야 한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화장실에 숨은 청소년의 이야기
-폭수: 미국에서 석사과정 중 교수의 부탁으로 인터뷰한 유명 한국인인 교수가 딸을 잃은 호수에 매일 동전을 던진다는 이야기
-아일랜드: 택배 차에 치여 죽은 딸의 책에서 발견한 크로아티아의 섬을 직접 찾아가는 아빠의 이야기
-애틀랜틱 엔딩: 믿었던 아내와 부하직원의 배신으로 그들을 살해한 후 호텔에서 지내는 남자의 이야기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논문과 소설이 쓰여지지 않아 고민하던 유학생이 우연히 아야를 만나 함께 조지 워싱턴 브리지를 걸어가는 이야기
-어떤 선물: 코로나시기에 깜빡 잊고 쓰지 않은 마스크에 동네 단골 약국에 들어 마스크와 교통비를 빌리고, 나이든 약사가 읽는 책에 관련된 이야기

8편의 단편들에는 다양한 장르와 배경으로, 미래를 담은 SF, #초급한국어 처럼 타국에서의 삶을 그린 이야기, 그리고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8편 모두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상실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여객기 침몰, 아이를 잃은 아버지, 전쟁, 성수대교 붕괴, 미국 911테러사건, 일본 대지진 등의 재난과 테러에 대한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서로가 이어져 얽히고 설킨 관계들 속에서, 그리고 재난으로 인한 상실의 아픔과 불행 속에서 모두가 담담하게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상처를 동여맨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먹먹한 이야기들이 여운을 남기는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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