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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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슬픔 앞에서 사사로운 불행은 폼을 잡지 못하는 법이다. 슬픔의 위력은 대단하다. 슬픔은 우리를 발가벗기고 초라하게 만든다. 우리는 아주 작은 일에도 웃고, 달리고, 노래한다. 그래야 슬픔의 힘에 눌리지 않기 때문이다.p14 -나이트러닝 中-

우리가 타인에게 얻고 싶은 건 어쩌면 진심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무조건적 온정이 아닐까.p66 -슈슈 中-

나는 "운이 좋았네"라고 하려다 말았다. 그게 과연 운인가. 삶의 한 시기를 비워가며 찾아낸, 그것이 과연 운의 영역일까. 우리가 운이라고 여기는 수많은 것들이 실은 오랜 염원으로 자기 자신의 일부와 혹독하게 바꿔온 어떤 소망의 결과가 아닐까.p242 -에덴-두 묶음 사람 中-

“세상에는 한 묶음 사람이 있고 두 묶음 사람이 있어. 한 묶음 사람은 한 사람 자체로 완벽해서 타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혼자가 더 편한 거지. 모든 결정을, 일상을 혼자 할 수 있는 거야. 오히려 누가 있으면 더 불행할 수도 있어. 완벽한 자신만의 시공간이 필요한 거지. 하지만 우리 같은 두 묶음 사람들은 결코 혼자 지낼 수 없어. 그래서 언제나 반쪽을 찾아 헤매게 되고, 꼭 맞는 반쪽이 아니라 해도 혼자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없기에 괴로운 둘을 감수하는 거야.”p251 -에덴-두 묶음 사람 中-

-나이트 러닝
-슈슈
-얼룩, 주머니, 수염
-우리가 소멸하는 법
-모두에게 다른 중력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네
-곰 같은 뱀 같은
-에덴-두 묶음 사람

총 8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내게는 낯선 작가이지만,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와 제 7회 중앙장편문학상을 동시 적권한 작가라고 한다.

8편의 단편들을 읽는 내내 느꼈던 감정은 강한 개성, 난해, 독특이었다.
기이한 상황과 기괴함이 묘한 매력과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단편마다 무언가가 결핍되고, 불안해하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소외된 이들이 담겨 묵직함도 느껴지고, 인간의 외로움과 무력감에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곳곳에 알게 모르게 담겨 있는 다정한 모습들나 배려가 뭉근한 따뜻함을 느끼게도 한다.

난해하긴 했지만, 읽으면서 다시금 문학의 확장성과 상상력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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