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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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그럴 수 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행운은 일어나 주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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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완전히 도려낼 수 있을까. 잊으려 할 때마다 되돌아오는 이 끔찍한 기억들을. 오늘 새로 덧붙기 시작한 악몽까지 떠오르자 가슴이 턱 막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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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디까지가 죄이며, 어디까지가 죽어 마땅한 잘못인 것일까. 사람들이 정말로 그렇게 자주 죽을 만한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가고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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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였던 엄마의 결혼으로 이서에게 아빠가 생기고, 터울이 많이 지는 어린 여동생의 탄생으로 소외감을 느껴 엄마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던 날 이서는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는다. 이서는 그 이후로 내내 엄마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죄책감 속에서 살아간다.

엄마가 떠난 후 오랜만에 간 가족여행에 마냥 신난 동생 이지와는 다르게 이서와 아빠는 여행이 서먹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아빠가 지인에게 추천받은 한 숙소 수련원에 도착해 들뜬 이지와는 다르게 겉돌기만 하는 이서는 여느때처럼 자해와 가까운 운동인 달리기를 하고 돌아온다.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고, 인터넷과 통신까지 끊겨 전화도 핸드폰도 되지 않아 아빠는 관리동으로 향한다.
아빠가 없는 사이 이지와 이서는 옆 숙소를 습격한 곰보다 더 큰 몸집이 크고 기괴하게 생긴 괴물을 마주하게 되고, 동생을 업고 줄기살기로 뛰어 아빠를 찾아 관리동으로 향한다.

엄마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교회 수련회를 온 수하는 산책을 하다 천식 호흡기를 발견하고, 관리동으로 분실물을 전하려 왔다가 동생을 업고 뛰어 들어온 이서와 이지를 만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인간을 사냥하고, 이서는 이지를 데리고, 수하와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수상한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이서는 이지를 수하의 교회 수련회 일행에게 맡기고, 도망치듯 아빠를 찾아 나서고, 그런 이서를 혼자 둘 수 없어 수하 역시 이서를 돕기 위해 함께 나선다.

이서는 다시는 가족을 잃을 수 없다고 다짐하고, 꼭 아빠를 구하겠다고 괴물에 맞서 싸우며 필사적으로 찾는다.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이서와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가진 수하는 공포와 싸우며 험난한 과정을 겪어나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쫓고 쫓기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트라우마를 뛰어넘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용기있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뭉클하면서도 묵직하다.
숨막히는 대치와 긴박한 상황에 몰입도도 높고, 두 아이들의 연대와 성장의 이야기에 따뜻함을 느끼며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다.

제3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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