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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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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뭔가를 얻으려고 한다. 그 정도면 그나마 낫다. 지금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뭐든 손에 넣으려고 하는 사람들투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로채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누군가가 얻고 있는 그 순간에 누군가는 잃는다.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 위에 성립하는 것이다.p51
사랑에는 반드시 끝이 찾아 온다. 반드시 끝난다는 걸 알지만, 그런데도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그것은 삶도 똑같을지 모른다. 반드시 끝이 찾아온다.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사랑이 그렇듯이 끝이 있기에 삶이 더더욱 찬란해 보이겠지.p87
"삶은 아름답고 근사한 거야. 해파리한테도 사는 의미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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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는 것'이 무수히 모여서 인형을 본떠 만들어진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다.p114
영화를 오랜만에 보면, 예전과 전혀 다른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영화가 변한 게 아니다. 결국 그 순간 자기 자신이 변했음을 알아차린다.
자신의 인생이 영화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그때그때마다 자기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은 변할 것이다. 끔찍이 싫었던 어떤 장면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거나 그토록 슬펐던 장면에서 웃어버리거나 한없이 좋아했던 여주인공을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렸거나.p119-120
규칙이 있다는 것은 그와 동시에 속박이 동반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간은 그 속박을 벽에 걸고,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행동하는 모든 장소에 배치했다. 급기야 자기 손목에까지 시간을 휘감아두려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유는 불안을 동반한다.
인간은 속박을 대가로 규칙이 있다는 안도감을 얻은 것이다,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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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판정을 받은 주인공에게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하루를 더 살게 해 주는 대신 세상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없애"라는 달콤한 제안을 한다.
하루가 간절한 주인공은 처음엔 전화를, 그 다음 날엔 영화, 그리고 시계를 없애며 관련된 추억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씩 생각하며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악마가 제안한 고양이에 선뜻 답을 못한채자신의 반려묘와 가족과의 관계들을 생각하며 지난 추억을 하나씩 돌아본다.
나는 拈一放一(염일방일)이란 말을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하고,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온 이야기처럼 모든것에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나에게 행복을 주었던 기억, 가족에 대한 추억, 소중한 물건, 그리고 반려동물 등등.
그렇게 세상에서 하나씩 사라지게 하면서 나의 생명을 연장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것을 선택할까. 무언가를 소멸시키면서 삶을 연장해가며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반대로 잃는건...?
이 책은 죽음과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면서 내 곁의 소중한 이들, 그리고 그들과의 지난 추억과 행복한 기억이 얼마나 소중하고 근사한지 이야기 한다.
내 곁의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고, 이 세상에서 그들이, 그것들이 사라졌을 때의 내 삶에 대해 생각한다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깨닫게 될 것이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