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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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좀비였다. 좀비 하나를 죽여도 새로운 좀비는 그보다 빨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원본 사진은 물론 딥페이크로 조작한 사진과 영상도 처음에는 몇 명만 내려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곳에 그것들을 게시하면 몇 배로 늘어난 사람들이 내려받게 되는 것이다. 재이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지워 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 아득함에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쳤다.p157

디지털장의사로 포털에 불법촬영물을 삭제해주는 일을 하던 고등학생 모리는 되려 불법촬영물을 재유포한다는 누명을 쓰고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때 같은 반 친구이자, 오디션프로그램에서 top10에 올라 유명해진 리온이 자신에 대해 떠도는 소문들과 딥페이크 영상을 지워달라고 부탁한다. 고민 끝에 그녀를 돕기로 했는데, 남학생들의 단톡방에 리온의 불법촬영물들이 유포되고, 리온은 자살을 시도한다. 모리는 그녀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충격에 빠져 가해자를 찾기 위해 추적하기 시작한다.

대량의 가짜뉴스들을 생산해 유포하고, 누군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무분별하고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속 세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피해자의 이야기와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의 잔인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무엇보다 디지털 성범죄들에 노출된 수 많은 사람들, 특히 10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씁쓸하기도 하다.
죄책감 없이 불법영상물을 생산하고, 유포하는 사회문제들에 노출된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청소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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