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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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인생에서 우리는 결국 죽음을 기다리는 것밖에 할일이 없습니다. 늦건 빠르건 죽음은 결국 당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부유하건 가난하건, 잘났건 못났건 간에 말입니다."p273

"더 무서운 건 그 어둠이라는 것이 사람 개개인에게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도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p299

p343.
"상대를 존중한다는 건, 상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보는 자세부터 갖추는 거지. 신분이라는 게 이미 구습이 되어 사라져 없는 세상인데, 그런 허깨비 같은 것에 매여서 상대를 존중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 그 말이야말로 안 되는 말이 아닌가."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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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달에서 내려온 전화'에 이은 부크크 오리지널 3탄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은 코지 미스터리로 술술 읽힌다.

'모던'을 꿈꾸는 에드가 오는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끝내고 경성으로 돌아온다. 자신이 원하는 '모던'에 걸맞는 하숙집 '은일당'에서의 생활을 만족하며 선화 아가씨의 가정교사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은일당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자신이 아끼는 페도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친구 중 한명이 가져갔다고 생각해 집을 찾아가지만 친구가 살해 당한 현장을 목격하고 갑자기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따 오덕문에서 에드가 오로 이름을 바꿀만큼 그의 추리소설을 좋아한 그는 스스로 자신의 누명을 벗기고 범인을 찾기 위해 탐정흉내를 내지만 허세에, 겁쟁이에, 실수 연발 실수 투성이 모습이 어설프기 그지없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두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한 에드가 오의 활약도 재미있지만, 나라를 빼앗기고, 뼈 아픈 삶을 살아가던 1929년의 암울한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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