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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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불안에는 냄새가 있어. 사람들은 좋은 사료를 먹였다고 광고하지만, 그보다 걔가 얼마나 평화롭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해."p44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어. 용기를 내어 어떻게 살지 결정한 거야. 우리 자신을 만드는 건 바로 그런 선택들이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나도, 호랑이이자 사람인 너도 그렇지.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그걸 잊지마.p60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호랑이 루호, 토끼 달수, 까치 희설, 이들을 돌보는 호랑이 구봉 삼촌이 한 집에 산다. 삼촌 몰래 동물들로 변신해 밤산책을 즐기며 사이좋게 지내는 이들 앞에 어느날 사람으로 변신하는 호랑이를 쫓는 사냥꾼 가족이 나타난다.
쫓기는 동물들과 잡히지 않게 조심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생동감있게 펼쳐짐과 동시에,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왜 자신이 호랑이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서는 안되는지, 왜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고민하지만,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달수, 희설, 삼촌 구봉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연대하는 아름다운 모습과 현실에 맞서는 단단한 마음을 담아낸 울림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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