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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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신 것 같네요."그가 가치 중립적으로 말했다.
"네...." 나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 긍정적인 변화로 시작하게 되어 마음이 놓였다.
"이제 옷을 갖춰 입어야 한다는 부담이 덜합니다."
"눈을 말한 겁니다. 지난번에 마지막으로 뵀을 때는 눈이 반짝였죠. 그런데 지금은 퀭하군요." 브라이트너 씨가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솔직하게 말했다.
사랑 가득한 솔직함이란 때때로 잔인하다.p21-22

거짓말은 결혼 할 때 하는 약속 같은 것이다. 영원히 지킬 필요는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그저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 죽을 때까지만 지키면 된다.p110

나는 건물에 도둑이 들었으니 내 상태는 어떤지 먼저 물어보는 아내가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억눌렀다. 침입 사건은 꾸며낸 것이고 사실은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 마음 놓고 털어놓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내를 바꿀 수는 없었다. 아내를 대하는 내 관점만 바꿀 수 있을 뿐.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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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마피아 두목 드라간을 살해한 후 다시는 살인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변호사 비요른은 드라간의 라이벌 보리스를 납치해 지하에 감금한다.
아내와 딸과 함께 알프스 산장으로 놀러 가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던 비요른은 자신의 신경에 거슬리는 종업원에 분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 들리는 내면의 목소리에 그는 죽이려는 의도는 없이 그저 조금 곤란하게 만들려고 했으나 뜻하지 않게 죽이고 만다.

다시 명상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명상 선생인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만나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의 아이에 대해 알게 된다.
잠재된 분노라든지,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어릴때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비요른은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내면의 아이를 자신의 파트너로 인정하며 치유를 시작하려는데,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보리스가 사라지고 만다.

보리스를 찾고 문제 상황들을 정리하기 위해 거짓말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를 통해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곤란한 상황에 처할때마다 비요른의 내면의 아이가 파트너로 함께 하며 엉뚱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들을 모면해가고, 또 그렇게 누군가를 죽게 만들기도 한다.

1편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불랙코미디라든지 처해진 사항들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철학적이기까지 한 이야기에 이번에는 내면의 아이를 통한 심리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더 재미있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느껴진다.

실제로 작가는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며 수년간 방송 작가로 일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유머에 관심이 많아 ‘독일 텔레비전상’과 ‘독일 코미디상’을 여러 번 수상하기도 했고, 독일 방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그림메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그의 유머는 고상하면서도 허를 찌른다.
중간중간 가미되어 있는 블랙코미디는 읽다가 피식피식 웃게 만든다.
1편도 그랬지만 2편도 번역가의 역할도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번역 때문에 외서들을 읽는게 거부감 들때가 있는데, 어쩜 이렇게 번역까지 잘 했을까.

어울리지 않는 명상과 살인을 묶고, 또 내면의 아이와 살인을 묶어 낸 이 책의 3편은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너무 기대된다.
철학과 심리학과 블랙코미디와 추리와 스릴러가 한곳에 어우러져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당신의 내면의 아이는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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