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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 수필집 : 내 머릿속에 푸른 사슴 -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근대 여성 문학 ㅣ 모던걸
강경애 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순결이라든가 참되고 선함이라든가 하는 것도 이러한 때 솟아나는 감정일 것이다. 슬픔이 극에 달하면 그 감정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슬픔이 슬픈 것이라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저 울게만 되는 것이다. -백신애 울음 中- p42-43
작가란, 작품 활동에 있어서 놀고 있는 것같이 보여도 머릿속에서는 늘 바쁘게 일을 하고 있다. 무엇을 노래할지 찾고 있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 이런 푸른 사슴을 자유롭게 놓아기르기 위해서는 최소한도의 생활 보장이 되어야만 가능하다.-노천명 직장의 변 中-p52
복잡한 현실에서 우리는 가끔 다른 데를 보며 쉴 필요가 있다. 같이 앉아 있는 방안의 사람이 보기 싫을 때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겠고, 이런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장독이라든가 궁기가 낀 살림 부스러기가 아니고 모름지기 한 그루의 싸리나무이다.-노천명 5월의 구상 中-p78
오냐, 작가로서의 사명이 뭐냐. 이 현실을 누구보다도 똑똑히 보고 또 해부하여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나타내 보이는 데 있는 것 아니냐. 예술이란 그 자체가 민중의 생활과 분리되어 있으면 무슨 가치가 있으랴.-강경애 몽금포 구경 中-p131
100년전에 존재했던 4명의 근대 여성작가들이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을 담은 수필집이다.
소소한 행복을 담은 책이니만큼 정겨운 시골, 다정한 풍경, 좋아하는 사람과 물건, 첫사랑, 그리운 엄마, 한 송이 꽃에서 발견하는 희망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원문이 훼손되지 않게 현대어로 번역해서 그런지 100년 전 이야기가 불편하거나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그리고 소확행은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모던걸'이라 불렸으나 그녀들은 여전히 유교사상에 억압받고, 사회에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존중받지 못했으며, 여러 차별들 속에서 힘겹게 살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한탄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투쟁했다.
그녀들은 자유를 억압받는 와중에도 펜을 놓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의 이야기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글을 쓰는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의 글로 인해 사회가,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그때보다는 많은 것들이 변했고, 아마 100년전 모던걸이었던 그녀들이 지금의 세상을 본다면 여성의 인권이 많이 신장되었다고 놀라겠지.
아직 변할게 많지만... 이렇게 조금씩 변하는 모습들이 1년 후 10년 후 그리고 100년 후의 큰 희망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