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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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나를 믿었어. 그리고 믿으면 용감해. 가끔은 믿는 게 세상에서 가장 용감해."p65

"너 알아야 돼 사람 전부 속에 좋은 면, 나쁜 면 있어. 그런데 가끔 인생의 슬픈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좋은 면 잊어. 그런 사람한테 나쁘다고 이야기하지 마. 그러면 더 나빠져. 대신 좋은 면 기억하게 해."p107

"이야기 마법은 강력하지, 사람을 바꿀 수도 있을 만큼. 그리고 이야기를 가두어 놓으면 그 마법은 더욱 커져. 그리고 때로는 상해 버리기도 해. 마법이 일종의 독으로 변하는 거야."p116

"이야기에선 질서와 정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감정이 중요하지. 그리고 감정이 늘 이해가 되는 건 아니거든. 그러니까, 이야기란.... 물 같아. 비 같고. 이야기는 우리가 꽉 잡아 보려 해도 언제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거든."p235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도 그냥 할 일 해. 세상 구해. 그렇게 하면서 더 강해지고 점점 자기가 누구인지 깨달아.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렇게 알아내는 것 같아. 내가 안하던 일, 용감한 일을 하면서. 그다지 '나 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를 발견하는 거지."p270

릴리, 언니, 엄마는 아픈 외할머니와 함께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으로 이사를 한다. 할머니댁에 도착할즈음 할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속 호랑이를 목격하게 되고, 이 호랑이는 할머니가 훔쳐간 이야기를 돌려주면 아픈 할머니를 낫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주변으로부터 늘 투명인간으로 취급을 받고, 언니에게는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애)로 불릴만큼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 릴리는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군분투한다.

옛날옛날에 라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햇님달님 이야기도 반갑고,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한국 문화들이나 역사, 민간요법이나 미신들이 있어 특히나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

살기 힘들어 떠나온 고국이지만, 새로 정착한 타국 역시 이민자들을 반갑게 맞아줄리 만무하고, 그러한 차별들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고, 지역 공동체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을것이다.
각자 저마다의 상처와 사연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조금씩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고, 가까워진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자신을 투명인간이라 지칭하던 릴리가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호랑이와 맞서면서 다양한 감정표현들을 표출하고, 자기 주장들을 하기까지의 과정들은 뭉클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조금씩 변해가는 가족들과 주변인물들을 보는 것도 이야기의 포인트 중 하나인것 같다.

늘 데면데면했던 언니도 사실은 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상처와 트라우마를 겪으며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던 사실 역시 뭉클하게 다가온다.
"네가 알았음 하는데, 언제건 우리가 도망갈 데가 없을 땐, 네가 제자리에서 상황에 맞설 수밖에 없을 땐.... 내가 있어. 내가 너랑 같이 서 있을 거야."p293
그리고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자매들의 성장 스토리가 먹먹하게 다가오면서도 흐뭇한 감정을 자아낸다.

"네 역사를 통해서 네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이해한 다음에, 너 스스로의 이야기를 찾아봐. 네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직접 지어봐."p303
"특이한 거나 이상한 건 나쁜 게 아니야."p252

사회적 편견과 왜곡된 시선, 차별들로 인해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고 늘 꽁꽁 숨겨왔던 여성들과 아이들 특히 이민자들의 이야기들이 무엇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책 속의 호랑이는 할머니와 릴리를 뒤쫓는 무서운 존재이면서,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돕는 조력자이자 구원자이며, 할머니와 릴리가 외면해왔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상징하고,호랑이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흥미진진하다.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과 잠재력, 무한가능성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열고 유대감을 쌓고, 서로 연대하는 과정들에 한국 전래동화와 판타지적 요소, 이국적 분위기들이 한대 어우러져 재미와 무게감 있는 신비롭고 멋진 성장소설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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