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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평점 :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인종차별이란 좀 더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차별은 가벼움에서부터시작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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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세상 어딘가엔 아직도 전쟁이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버려진다. 그런 일에 비하면 일상의 소소한 불합리는 작은 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하지만 아주 가벼운 잘못도 고쳐 나가지 못한다면 무거운 잘못은 어떻게 고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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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찬 잔이 넘치는 데엔 한 방울이면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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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작은 친절에 보답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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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것이 '어른스러운' 일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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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 누군가를 초대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은, 여유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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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금 행복하고 싶어서요." 말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끊임없이 어떤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지 않고, 지금에 감사하며 행복으로만 나아갈 수 있을까?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 그래서 외국에 온 것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달라질 줄 알고.
무언가 마법 같은 일이 저절로 일어나는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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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엄마가 이런 얘길 했다.
"나이가 들면 아주 슬픈 일도, 아주 기쁜 일도 없어진다."라고.
나는 그 말이 무척 슬프게 들렸다.
언제까지나 너무 슬프고, 너무 기쁘고 싶다고 생각했다.
슬픈 것이 더 이상 슬프게 느껴지지 않아도, 기쁜 것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차가운 사과주가 참 맛있고, 눈앞의 도시가 아름답고, 날은 맑고, 바람은 선선하다. 장밋빛 인생은 아닐지라도, 나는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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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감정들을 웹툰으로 그려 연재했던 에피소드들을 발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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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고,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마음이 변할거라는 꿈같은 상상을 하며 유학생활에 올랐지만, 유학생활은 꽃길이 아닌 잿빛.
낭만이 가득하고, 행복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며 여유로운 생활을 할것 같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
인종차별과 성적 희롱을 당하고, 무시당하기도 하고, 유창하지 않은 프랑스어 때문에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는 것이 무서워 혼자 지내며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식비와 생활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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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나 유학, 외국 생활에 대한 에세이들은 대부분 비슷하게도 낭만을 이야기하고, 지나치게 감성적이며,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거듭났다는 허세가 보이기도 해서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책은 정말 유학생활, 외국생활에 대한 민낯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 솔직함에 깊은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정말 소소한 것과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한지를 깨달아가고, 주위 사람들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기도 한다.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읽으신 분들이 다 좋다고 말씀하셔서 기대했는데,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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