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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세상은 우리에게 다리 대신 바퀴에 의지해 잽싸게 이동하길 요구하고, 머리와 손은 더 빨리 움직여 생산성을 높이라고 다그친다. 이런 와중에 내 다리를 뻗어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딛는 행위는, 잊고 있던 내 몸의 감각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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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엔 체력이 달리지 않도록 미리 기름 침고 돌보는 일.
나에게 걷기는 나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최고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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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것, 이 투박하고 촌스러운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를 통해 나는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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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감사도 연습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연결고리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사람을 만나면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처럼 쓴다.
거기 당신, 늘 그자리에 있어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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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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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안다고 믿었던 서로의 마음속을 더 깊이 채굴하는 것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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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떤 결과가 내가 열심히 해서 이루어낸 성과이고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분명히 안다. 나의 미약한 힘이 미치는 범위란 형편없이 좁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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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두 다리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기를 즐기는 사람.
길 위에서 그리고 걸으면서 삶을 배웠다고 말하는 사람.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한 사람.
글도 쓰고, 독서모임도 즐기는 사람.
배우,감독,화가, 작가로써의 하정우를 솔직담백하게 표현했다.
이 남자, 나를 자꾸 걷고 또 걷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도 하루에 만보 도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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