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대기 -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보리 만화밥 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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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우리는 새해에 대한 기대를 품는다.
알바비가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택배 기사로서의 삶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 기대와 현실은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바뀐 건 없었다.
우리는 지난해와 동일한 시급을 받고,
기사들 또한 바뀐게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역시 그런' 새해를 맞았다.
ㅡㅡㅡㅡㅡㅡㅡ
주 6일 근무에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는 건 기본이더라.
난 그렇게 일하면서 살면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지낼 거라 생각했지. 근데 그게 ㅇ니더라고.
그렇게 해야 겨우 먹고 살더라고.
사람 값이 싸도 너무 싼 것 같아.
위태롭기도 하고.
몸이라도 망가지면 끝이니까.
조금 덜 일하고 조금 더 벌어 가면 좋겠다.
아프고 다치면 나가라, 네가 책임져라가 아니라 쉬어라, 걱정 마라 하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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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택배 노동자들의 고되고 고된 일상을 만화로 담았다.

까대기는 택배에서 상하차 작업을 지칭한다고 한다.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 또는 그 짐을 일컬어 "가대기"라고 부르는데서 유래되었다.

작가는 생계를 위해 실제로 오전에는 택배회사에서 까대기 알바를 하고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밤에는 만화를 그렸다. 그리고 또 새벽에는 마찬가지로 까대기 알바를 가는 생활을 6년이나 지속했다고 한다.

쌓고 쌓은 택배 하나의 수수료는 고작 몇백원. 그 몇백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생을 하는지..읽는 내내 뭉클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특산물이며, 김장철 절임배추,명절에 배송되는 쌀가마니들...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인데, 모두가 누군가의 땀과 고생으로 편히 배송되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대기업이나, 각 지점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갑질.
사람을 사람이 아닌, 그저 도구로만 취급하는 곳도 난무한다.
늘 헤어짐을 준비하는 사람들, 부부가 함께 화물차 운전을 하며 지내는 사람들, 힘든일부터 화장실 청소며 모두가 꺼리는 잡일들을 시키면서도 월급을 200도 주지 않는 한숨나오는 현실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택배차량 진입을 통제한 갑질 아파트가 생각난다.
기사님이 정문에 놓겠다고 하면" 카트로 배달가능한데 그걸 왜 내가 찾으러 가야하느냐. 그건 기사님 업무다"라고 말하라는 지시까지 써서 공문으로 붙여놓고, 되려 택배차량을 낮은걸로 바꾸라는 갑질 중의 갑질 아파트.
아파트의 품격을 사람보다 귀하게 여기는 곳이라니.
아아...화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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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사무실에 택배를 가져다 주시는 기사님들을 보면 냉장고에서 음료수 하나씩 꺼내 건네고, 우리 사무실 담당이신 기사님을 거리에서 보면 편의점에 들러 생수나 음료 하나씩을 건네곤 한다.
그럼 어찌나 해맑게 웃으시는지,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더 신경쓰고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님들도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아내,가장,자식이니까.
그리고 사람이니까.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조금만 더 따뜻하게 배려하면서 살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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