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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왕 서영
황유미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서영은 이제 약속은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말을 주고받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약속할 때의 마음은 거짓이 없지만, 그 마음의 지속 기간은 아주 짧다는 것을 몇 번의 자리 옮김을 통해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이다. 누구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라 더 중요한 것들이 생겨 잊게 될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마지막으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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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매일 학교에서 이러나는 일들은 둥글도 예쁜 공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꼬여버린 용수철 덩어리에 어디서 붙어왔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시들로 점철된 더러운 모양새에 가깝다.
날것 그대로 던지면 어른들이 받아먹지를 못한다.
기대했던 바아와 다른 게 날아오면 어디서 쓰레기를 던지느냐며 공이 날아온 곳에 다짜고짜 화를 내기에 바쁘다.
나이가 들수록 상상력이 빈약해져 예상과 다른 것들에 한없이 취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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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것에 민감하다. 어릴 때부터 보통의 모습과 다른 아이가 눈에 띄면 일단 경계하라고 배웠기 때문인다. 그런 모습은 집단에서 희생양으로 삼을 이유가 되고, 교실의 질서가 유지되는 데는 항상 희생양이 한 명쯤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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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로 동네책방에서 입소문을 타서 인기를 얻게 된 소설로 총 5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
피구왕 서영, 물 건너기 프로젝트,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 까만 옷을 입은 여자,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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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는 이들 혹은 눈치보고 싶어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직적 사회구조에 상처받는 약자들 이야기를 단편단편 잘 담아냈다.
원치않는 간섭과 관심, 무례하고 몰상식한 이들에게 상처 받는 이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가독성도 좋고,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또한 타인의 시선과 간섭에 휘둘려 살아가는 현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도 있어, 집요한 간섭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폭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