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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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체로 몇몇 신문에서 불러주는 대로 그것을 진실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한편, 사람의 출산을 발목에 감기는 기름진 흙이나 젖과 꿀이 흐르는 영토에서의 추수같은 일련의 풍요와 긴밀히 관련 짓는 구시대적 관념을 갖고 있었다.
그건 세상을 향한 통로가 마땅치 않아서일 것이며 그걸 탓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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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과 친밀은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는 값싼 동전의 양면이었고, 이쪽의 패를 까거나 내장을 꺼내 보이지 않은 채 타인에게서 절대적 믿음과 존경과 호감을 얻어낼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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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유일한 삶의 조건이다. 세상이 나에게 이 영수증만한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크기의 불운을 떠안겼더라도 결코 굴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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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대체로 큰 희생의 결과로 위대해지곤 하지만, 그걸 치르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에는 의외로 작고 평범하며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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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님이 그간 발표했던 단편들을 묶은 책으로 사회적 약자로서의 개인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 육아를 하고 있는 여성, 불안하고 미성숙된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역시나 읽는 내내 불편했던 소설.
그 불편함이란 소설의 내용들이 사회현실들이나 위험, 답답함을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리라.

사회적 존재이자, 한 개인으로서의 이야기, 만들어진 이야기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전파하는 과정들, 타인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생기는 심리적 공포와 불안들을 여실히 담고 있다.
이미 읽었던 단편들도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생각할거리들을 많이 던져주다 보니, 빠르고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냉소적 문체도, 차가운 시선도, 역시나 마음에 든다.

여담이지만, 타인의 삶에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무관심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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