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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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주었으면 해. 이 세상에 멋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분명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
흩날리다 사라지는 눈 같은 이야기.
그걸 지금, 너에게 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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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고 사회를, 더 나아가 세계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이념 아래 일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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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잃는다 하더라도 그사이에 웃으며 지낼 수 있다면, 그것도 분명 아주 의미 있는 일이겠지. 슬픔을 없앨 수는 없어. 하지만 슬픔을 능가할 행복을 찾아낸다면 분명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거야. 과거에 괴로워하기보다 내일에 희망을 품어야 행복해질 수 있나 보더라고.
우리도 마지막으로 그런 기적 같은 시간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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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왜 이런 고통을 줄까 고민했다는 것.
행복은 찾을 수 없으리라고 여겼다는 것.
하지만 뜻밖에 행복은 가까이 있었다는 것.
분명 이 사소한 일상이야말로 행복이라는 것.
행복했다. 틀림없이 행복했다.
이 시간이 영원하길 바랄 만큼.
ㅡㅡㅡㅡㅡ
행복은 뭘까. 먼 기억 속 누군가가 물었다.
이제는 안다. 지금이 행복함을 아는 게 행복임을.
잃기 전에 깨닫는 것.
잃었더라도 행복했음을 기억하는 것.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기억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분명 그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 추구해야 할 진실이다.
잊지 않겠다.
역경 속에서 진실을 움켜쥔 사람들을.
눈처럼 덧없는 생명을 한껏 빛낸 사람들을.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났다.
분명 이 세상은 우리가 그렇게 여기기를 바란다.
나는 형체를 이룬 행복을 끌어 안았다.
ㅡㅡㅡㅡㅡ
지금은 인생을 새로 시작하겠다는 생각이 없어.
아무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그 나날들이 바로 내 인생이니까. 재출발이 아니야.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해. 다들 그렇게 살아왔지. 그러니까 나도 과거를 품에 안고 앞으로 나아갈 거야.
모든 걸 잊어버린 세상에서도 힘차게 살아갈 자신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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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시급 300엔의 사신이지만 나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이 더 마음에 든다.
꿈도 희망도 없이 불행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쿠라라는 소년에게 우연찮게 같은 반의 하나모리가 시급 300엔의 사신(死神) 아르바이트를 제안하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6개월간 지속되는 아르바이트는 사자(死者)의 미련을 풀어주고 저승으로 보내는 일이다.
사자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고,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미련을 해결하는 추가시간을 받게 되는데, 미련이 해결되면 그 추가시간은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비교적 가볍고 재미있는 설정을 했지만, 사자 저마다의 사연들과 책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동생과 잘 지내기를 바랐던 사쿠라의 첫사랑 소녀.
아이만을 바라던 남편과 시댁의 방임 속에서 아이를 낳다 죽은 여자.
엄마의 지속되는 학대와 방임했던 아빠 사이에서 엄마에게 죽임을 당하고도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아이.
사회를 저주하며 추가시간을 연명해 나가는 남자. .
미련을 풀고 싶어하지만, 그들 누구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 혹은 버림받은 기억들을 되새기고 싶지 않아서,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들을 통해 주인공 사쿠라도, 하나모리도 조금씩 성장을 해 나간다.
그리고 지난 과거도, 현재의 삶도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간다.
읽는 동안 어떤 결말일지 짐작했으면서도 이야기들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고 ,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어하는 작고 아름다은 바람이 그들을, 그리고 나를 한층 성장하게 해준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도 참 좋을 장르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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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내 인생이니까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야한다는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행복은 멀리있는것이 아닌, 곁에 있는 작고 소소한 것들이라는 깨달음처럼,
늘 감사하고, 늘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
지금. 여기. 곁에 있는 사람들. 가족들. 그리고 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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