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이웃
양혜영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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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소설은 오색찬란한 드레스를 걸치고 화려하게 치장한 예쁜 인형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인형이 겹겹이 들어 있는 '마트료시카'에 가깝다.
힘센 사람들은 어디서든 할 말 다 하고 하지 않은 일을 부풀려 표현하기도 하지만 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겪은 일마저 말 못하고 소리 내 울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은 자신보다 작은 사람을 품으려 애쓴다.
온몸으로 사람이 사람을 품고 아는 세상.
나는 그것이 '소설'아고,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말-

책은 저 글들에 모든것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오버 더 레인보우, 랩의 제왕, 틈, 올드 하바나, 구두, 고요한 이웃, 요나, 물집, 아웃 오브 아프리카
총 9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장한장에 사회의 부조리함과 불평등, 약자를 짓밟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들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소외당하고 무시받는 이들의 아픔들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무덤덤하지만 가슴 한켠을 아릿하게 만드는 문체였다.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기준과 가치관에 맞지 않아서, 추악한 이기심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추악한 인간의 모습과 사회를 여실히 보여준다.
성소수자들, 혼혈, 가정폭력 피해자, 일용직 노동자,성폭력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동안 가슴 한켠이 먹먹해진다.
무엇보다 소설 속 이야기들이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는 사실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지금도 어디선가 자행되고 있을 수 많은 폭력들과 그것을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견뎌내는 사회 약자들.
그리고 그 피해자들에게 아니 왜 그걸 견디고 있느냐고, 왜 참느냐고 이야기하는 또 다른 가해자들 속에 내가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
누구도 그 인권을 짓밟아서는 안된다는 것.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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