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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치은 지음 / 알렙 / 2018년 9월
평점 :
모든 우연한 만남은 미리 약속된 것이고,
모든 굴욕은 참회이고.
모든 실패는 신비로운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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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기억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죄들이 너의 목을 조를지도 몰라.
아니면 그에 대비해 신을 믿어두든가.
도스토예프스키였을걸, 인간은 자살하지안호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 낸 것이다.
『악령』에서 키릴로프가 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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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해서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금세 익숙해지실 겁니다.
인간이라는 게 그렇거든요.
빛이 부족하면 빛이 부족한 대로, 공기가 부족하면 공기가 부족한 대로, 돈이 부족하면 돈이 부족한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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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억하고 싶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무엇 때문에 행복해하는지 알 수 없다. -플리니우스-
재능이 있다고 그걸로 꼭 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커트 보니것-
과거는 증가한다 -파스칼 키냐르-
나는 시간을 지킬 수가 없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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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60페이지의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10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시간과 기억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
이치은이라는 작가는 사실 낯선 작가었는데, 책을 읽고 이렇게 매력적인 단편들을 쓰다니! 하고 감탄했다.
각 단편들은 시간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 되어있어 묘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시니컬하며, 조금 서늘한 느낌까지 자아내고 있어, 묵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쓰여진 책은 지루할 틈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기억을 거래하는 "전당포"
정말 있다면 나도 기억을 거래할까?
불행한 기억을 지우면 불행이 사라질까?
많은 생각이 들던 단편이었다.
소규모 출판사라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책이라 아쉬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