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관계에 있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선하게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아닐까.
모든 관계는 그로 인해 시작되니까.
천천히 걷듯이 이어가는 관계는 좀처럼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ㅡㅡㅡㅡㅡ
서로를 미워하는 건 한쪽만 미워하는 것보다 낫다.
ㅡㅡㅡㅡㅡ
누구 때문에 힘들거나 억울하거나 짜증 날 때는 너만 생각해.
그 사람도 그만큼 힘들겠지, 하는 공감 같은 거 할 필요 없어.
상대방을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힘들더라고.
공감하고 이해해야 되는데 난 왜 이럴까, 쓸데없이 자책만 하게 되는 거야. 힘들 때는 나만 생각하면 되는거야.
ㅡㅡㅡㅡㅡ
공감이 안 되면 공감 안 해도 된다. 이해가 안 가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정 힘들면 나도 그 사람을 미워하면 되니까. 얼마나 간단한가.
ㅡㅡㅡㅡㅡ
어른은 재미없어.
재미없어지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어른이거든.
-
재미 없어지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일이란 뭘까?
재미 없으면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재미없는데 왜 하는 거지?
ㅡㅡㅡㅡㅡ
봄은 저쪽에서 천천히 천천히 오는 거구나.
달팽이는 걷는 게 늦구나.
그럼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내가 있느 여기까지 걸어온 거구나.
역시, 천천히 오는 건 굉장해.
ㅡㅡㅡㅡㅡ
재미있는 건 변하기 마련이지만 강처럼 점점 흘러가는 게 아니야.
낙엽처럼 점점 쌓여가는거야.
ㅡㅡㅡㅡㅡ
못하는 건 말이다.
얼마나 못 하는지로 정해지는 게 아냐.
얼마나 하고 싶은지로정해지는 거야.
알겠니? 못 하겠으면, 다른걸 해.
ㅡㅡㅡㅡㅡ
포로리:도움이 안 되는 것이어야 취미라고 할 수 있어.
너부리:취미란 노는 거야. 어른이 '논다'고 하면 멋없으니까 취미로 부르는 것뿐이야.
홰내기:어른이 되고 나서도 놀기 위해서 취미란 게 있는거야.
.
.
보노보노를 워낙 좋아했던 터라 만화의 주옥같은 대사들을 인용해 나온 책도 너무 반갑다.
삶과 우정과 인내와 사랑과 배려와 사회생활, 인간관계 모든게 담겨 있던 만화였는데,
보노보노로 만든 에세이 집이라니~!
어찌 만족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누군가를 지나치게 배려하여 때론 손해보고, 상처받고, 상처입히며 살아가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담았다.
미사여구로 힘내라는 말이 아닌, 그냥 이대로도 충분하다,이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라 말하고 있다.
엉뚱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대사들로 사람을 울리는 보노보노 만화에서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낸 김신회 작가의 감성 또한 은 참 좋다.
실패에 두려워하고, 좌절하고, 누군가에게 미움받을까 전전긍긍하던 우리의 짠한 이야기들.
괜찮다고, 조금 돌아가고, 조금 천천히 가도,괜찮다고.
창피한 일이 아니고, 그건 대단한 거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플만큼 아프고, 힘들만큼 힘들면 반짝반짝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해주므로 개인적으로 흐믓해지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지난 겨울에 구입했던 책인데, 책장 한켠에 두었다가, 이번에 또 받게 되면서 읽게 된 책이다.
보노보노는 어릴때부터 워낙 좋아했던 터라,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모두 섭렵했으며,
중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들과 부르던 별명이 보노보노, 한명은 너부리 그리고 나는 포로리였다. ㅋㅋㅋ
그렇게 추억많은 만화속 주인공이 지금은 따뜻한 에세이집에 담겨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