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는 네 거야 - 하나님의 양치기개로 평생 무슬림을 섬겨온 한 선교사의 유쾌하고 솔직한 인생과 사역 이야기
그렉 리빙스턴 지음, 손현선 옮김 / 좋은씨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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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그렉 리빙스턴이다. 얼핏 보면서 그 유명한 영국의 선교사 데이비드 리빙스턴과 관련된 이야기일 줄 알았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주님을 사랑하고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선교에 평생을 헌신했다는 공통점은 있긴 하다. 하지만 미국인 그렉 리빙스턴은 1세기 전의 데이비드 리빙스턴과 다른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렉 리빙스턴은 어떤 사람인가? 그렉은 현대 무슬림 선교에서 성공적인‘돌파’를 이루어내고 있는 프론티어스 (Frontiers) 선교회의 설립자다. 프론티어스에는 1,300명의 사역자들이 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50여개가 넘는 나라의 무슬림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슬림권 선교에 있어 ‘돌파(Breakthrough)’의 역사를 이루고 있는 단체가 프론티어스이고, 그 선봉에 그렉이 있다. 이 책은 평생 무슬림을 섬겨온 그렉과 그의 아내 샐리의 흥미진진하면서도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인생과 사역이야기이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무슬림 개척의 ‘개척자(frontier)'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개, 양치기 개! ‘하나님의 양치기 개로 평생 무슬림을 섬겨온 한 선교사의 유쾌하고 솔직한 인생과 사역이야기.’책의 표지에 나오는 글귀다. “양치기 개들은 덩치가 작고 볼품없다. 그래도 자기 일을 사랑한다. 나의 부르심은 양치기개가 되어 주님의 양들을 추수지로 보내는 데 있었다.” 그의 평생의 꿈은 리비아 선교사였다. 하지만 그가 리비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2년 5월이었다. 대학시절(1959년) 선교의 비전을 품은지 무려 52년 5개월 만이었다.(그때 처음으로 리비아가 미국을 포함한 모든 세계에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리비아가 열리길 기다리는 52년 동안 그는 탁월한 선교 동원가의 삶을 살았다. 휘튼대 동문이었던 조지 버워와 OM( Operation Mobilisation)을 설립했고, 이후 OM을 떠나 NAM(북아프리카 선교회)를 거쳐 프론티어스를 창립해서  섬기다가 지금은 EPC(복음주의 장로교단)에서 선교동원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OM이나 프론티어스에서 설립멤버로서 기득권을 주장할만한 위치에 있었지만 과감하게 떠난다. ‘선교 동원가(양치기 개)’의 삶이 자신의 분명한 소명인 줄 알았기에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모습.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에 머물며, 리비아 선교라는 ‘한 방향을 향해 오래 순종하는’모습.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모습이다.


척, 척하지 않는 삶! “어머나, 어머나! 주님이 그렉을 쓰셨다면 세상에 쓰임받지 못할 사람이 없겠네.” 어린 시절, 그렉의 5번째 위탁모였던 루스 링글의 말이다. 그렉은 복잡한 남자관계를 가진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가정없이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위탁된 채, 혹은 버려진 채 성장했다. 빗나갈만한 환경이었지만 여자 친구에게 이끌려 나간 교회에서 예수님을 만나면서 그렉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다. 영원히 배신하거나 버리지 않을 하늘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책에서 그렉은 자신의 불우한 성장 환경들이나 처절한 실패의 경험들을 없는 척하지 않고 아픔들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레바논에서 아랍어를 하지 못해 철수해야 했던 일, OM과 북아프리카 선교에서 나오게 된 일, 선교동원가로서는 성공적이었으나 제자를 키워내는 일에는 열매가 부족했던 일, 아내 셀리의 극심한 우울증 등…. 덕분에 우리는 그의 삶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선교사로 산다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하나님께 자신의 문제를 들고 나오기만 한다면 하나님께 쓰임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사람은 자신의 모든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찾는 사람인 것이다.


자, 자신감으로 나아가는 삶! 그렉이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을 개척할 때 이야기다. “모든 학생들의 방문을 두드리고 모든 카페에 방문하여 기독학생협회의 발족식에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초청”했다고. 낯선 네덜란드 땅, 낯선 캠퍼스에서 용감하게 기숙사의 방문을 두드리는 그 용기가 바로 오늘날 50개국에서 1,300명의 사역자들에 의해 무슬림이 ‘돌파’되게 만든 힘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이고 헌신적인 그렉과 셀리의 삶 앞에 부끄러워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 것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환경 속으로 오직 말씀에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이 부부의 순종이 있었기에 무슬림 안에서도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난 것임을 보게 된다. 기독교의 적대적인 환경 앞에 주눅만 들어 있지 말고 믿음으로 문을 두드리며 도전해 볼 용기를 이 책은 준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마음을 달아오르게 하는 책이었다. 인생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고 살아야 할지 깨닫게 해주어서 책을 잡고 있는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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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 묵상집
찰스 링마 지음, 권지영 옮김 / 죠이선교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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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비극적 탈진의 한 해였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사건과 귀를 막아도 들려오는 교계의 추문들, 낙담과 좌절, 무기력함들. 덕분에 새 달력과 함께 시작된 2015년도 새로움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챨스 링마 목사의 <본회퍼 묵상집>을 읽으면서 나의 2015년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원래 이 책은 본회퍼(1906~1945)의 글들을 일 년 동안 매일 한 개씩 읽도록 구성된 묵상집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5일 만에 읽었다. 읽고 보니 365일 동안 매일 한 편씩 읽도록 되어 있는 묵상집은 이렇게 읽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처음부터 쭉 읽으면서 먼저 전체적인 은혜를 받고, 또 날마다 곱씹어 가며 다시 읽으면 묵상집을 두 배로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내게 ‘본회퍼 묵상집’은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따뜻한 죽 한 그릇 같았다. 매 장마다 펼쳐지는 성구 한 구절과 회퍼의 치열한 삶과 목숨이 실린 글들, 그리고 링마 목사의 숙성되고 통찰력있는 주석들이 지친 내 영혼의 상태를 점검하고 돌아보게 하며 새 힘을 얻게 해 주었다. 365개로 이루어진 단편의 글들이었지만 글들이 주는 여운은 결코 단편스럽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새로운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이 깊이 있는 영성을 가지고 철저하게 순종하며, 또한 자신들의 시대가 주는 도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 묵상집을 통해 그들은 디트리히 본회퍼가 주는 영감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저자 챨스 링마 목사의 바램처럼 이 책은 나에게 다시 한 번 깊이 있는 영성의 추구와 철저한 순종, 그리고 시대가 주는 도전 속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힘을 주었다.

별표를 하고 밑줄을 친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발췌 인용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뒷머리가 시원해질 만큼 인상적이었던 몇 부분을 적어본다. 먼저 침묵과 묵상의 중요성을 말하는 부분과 값비싼 은혜를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말하는 부분이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지식이 더 깊어지지 못하는 날은 잃어버린 날이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만을 확고한 기반으로 삼아 확신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p236).”, “값싼 은혜란 회개를 요구하지 않고 용서에 대해 설교하는 것, 교회의 훈련이 없는 세례, 신앙 고백이 없는 성찬식, 개인적인 죄의 고백이 없는 죄사함이다. 값싼 은혜란 제자도가 없는 은혜, 십자가가 없는 은혜, 살아계시고 성육신하신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다(p21).”“값싼 은혜란 없다. 하나님의 아들을 대가로 치른 생명이기에 이 생명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길을 걷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더불어 세상과 직면하여 살아갈 것을 말하는 부분들과 기도를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외부적으로든 내면적으로든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물러날 수 있는 곳은 없다. 세상에서 도피하려는 시도는 곧 세상에 굴복하는 죄와 더불어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p109).", "교회를 둘러싼 가장 긴급한 질문은 ‘현대 세상에서 어떻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것이 매일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p178)", “사단은 많은 미사를 행하는 호화로운 교회보다도 초가지붕 아래에서 기도하는 교회를 더 두려워한다(p285).”

정말 “도움을 주기보다는 혼란을 일으키고, 은둔의 경건보다는 ‘현실 세상’을 지향한 묵상들”이기에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책이었다. 하지만 회퍼의 생애가 담긴, 그리고 그의 발자취들을 올곧게 따라간 찰스 링마 목사의 곡진한 되새김이 있는 글이었기에 섬광처럼 다가오는 책이었다. 회퍼와 그의 묵상집을 길잡이삼아 말씀과 더불어 나아가는 2015년이 되길 기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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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설교 갈라디아서 읽는 설교 시리즈
화종부 지음 / 죠이선교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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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495페이지. 하지만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다. 책장 넘어가는 기쁨과 함께 ‘복음과 구원’에 대해, ‘성령을 통한 성결’에 대해 곡진하면서도 뜨겁게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근래에 한국인 목사님이 오직 복음에 대해 이렇게 집요하고 정성스럽게 파고드는 모습을 뵌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복음과 구원” 공로가 아닌 십자가로, 행함이 아닌 믿음으로. 구원은 자격과 조건을 갖춘 인간의 공로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이를 믿음으로 말미암는다. 잘 안다고 생각하고 너무 쉽게 넘어가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어느 사이엔가 자신이 하나님의 친자이기보다는 왠지 데려온 양자처럼 느껴지고, 마음은 불편하고 뭔가를 좀 더 해서 그 분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려야만 할 것 같은 눈치가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이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의 복음, 은혜의 복음을 아직도 온전히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갈라디아의 그리스도인들도 그랬다. 그들은 바울 사도를 통해 믿음으로 말미암는 은혜의 복음을 기뻐하며 뜨겁게 받아들였지만, 예루살렘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거짓 선생들의 할례와 율법 준수의 강요 앞에 놀랄 정도로 신속하게 무너져서 ‘다른 복음’을 따라 갔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복음은 인간의 자격과 조건을 따라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세전부터 선행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택하심, 그리스도의 십자가, 성령 주심- 를 믿고 받아들임으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것임을 온전히 명료하게 붙잡을 수 있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거듭 읽을수록 고개는 끄덕여지고, 그만큼 마음깊이 은혜의 복음이 정립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다. 긴 호흡을 가지고 복음에 대해 풀어간 저자의 열정과 복음에 대한 수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특히 구원 받은 이후의 삶을 “자유”라는 관점 위에서 “성령을 통한 성결”의 삶으로 풀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은혜의 복음을 통해 주신 선물이 율법과 자아, 죄와 죄의 형벌로부터의 자유일 뿐 아니라 섬김을 위한 자유인 것을 다시 한 번 감사함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읽는 설교, 갈라디아서” 내면의 회복과 동시에 시원함을 주는 책이었다. 바르게 예수 믿음에 대해, 믿음으로 사는 바른 삶에 대해 자주 묻게 되는 이 혼란한 시절에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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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양희송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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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가나안 성도의 시대” 처음에는 요즘 흥행하는 영화의 관객 동원수인 줄 알았다. ‘100만이면 꽤 성공한 영화인데…’라고.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100만은 그 100만이 아니었다. 여전히 신앙은 갖고 있으나 제도권 교회를 ‘안 나가’는 ‘가나안’ 신자들의 수가 100만이 넘었다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100만”이란 숫자가 더 크게 다가온다. ‘가나안’이란 말도 낯설고 어색한데, 정말 이 시대 제도권 교회를 이탈한 성도의 수가 그렇게 많단 말인가? 도대체 이 놀라운 현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가나 안 성도 교회 밖 신앙”은 바로 이 주제에 대해 다룬다. ‘가나안 성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100만 가나안 성도의 시대”를 도래케 한 가나안 성도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왜 그들이 제도권 교회를 떠났는지, 어떻게 그들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고,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념정의 조차 어려워 보이는 이 현상에 대해 쉽지만 깊이 있게 설명해 준다.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우리의 ‘교회’와 ‘신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교회를 생각하고 우리 믿음을 돌아보게 함’ 이 이 책의 큰 미덕이다.

 

둘째, 바른 교회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나안 현상의 핵심은 교회론과 구원론이다. 이 책의 ‘8장 에클레시아의 재구성’에서는 성경이 말하는 교회, 에클레시아로서 교회가 무엇인지를 신선하면서도 명료하게 성경적으로 정의해준다. ‘에클레시아 그 자체는 전혀 영속적 가치나 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에클레시아는 하나님의 가치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인 것이지, 영속적으로 유지할 어떤 제도는 아니다. 에클레시아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눈 앞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셋째, 믿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저자가 ‘가나안’ 현상을 옹호 내지는 자꾸 권장하는 듯해서 불편했다. 하지만 ‘9장 진격의 가나안’에서 뒤로 물러가 숨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 길 위에 성큼 나서는 것이 성경의 신앙임을 읽을 때, 저자가 왜 ‘가나안 현상이 우발적이거나 돌출적인 행위가 아니라 긴 역사와 넓은 맥락에서 제대로 검토되어야 할 현상’이라고 말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가나안 현상’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여 습관처럼 살고 있는 우리를 세차게 흔들어 깨우시는 주님의 흔드심인 것이다. 이 제 운동화 끈 다시매고 나서야 할 때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오늘 날 한국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변해가는 환경 속에서 믿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저자는 진지하고 따뜻하게 알려준다.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가 책을 제공하여 독자가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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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 과학과 신앙에 얽힌 해묵은 편견 걷어 내기
우종학 지음 / IVP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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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여운을 남기는, 다음 책이 기다려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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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nature 2014-12-0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읽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였다. 천문학을 전공하고 블랙홀을 연구한 저자의 창조 신앙과 과학에 대한 따끈따끈한 지식 덕분이다. 천지 창조에 대해서는 창조 과학으로 나는 정리가 되있었다. 대학 시절 무슨 신세계를 발견한 듯 흡수하였고, 20년 넘는 임상을 거쳐 삶과 신앙의 토대처럼 된 지식이었다. (물론 그만큼 연식이 오래되어 신선감은 많이 줄어 든 상태이지만.)





차분하지만 확신에 찬 저자의 논조를 따라 가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첫째, 과학과 신앙의 바른 관계다. 둘은 결코 갈등관계가 아니며, 하나님을 한 저자로 하는 두 책이다. 즉, 신앙은 “왜”만물이 존재하는지를, 과학은 “어떻게”만물이 존재하는지를 설명해준다. 하나님은 두 영역을 모두 사용하셨고, 하시며, 하실 것이다. 둘째, 두 책은 각각의 독법을 가진다. 과학은 과학의 원리로-현상에 기반한 데이터를 가지고- 풀어야 하고, 성경은 성경의 원리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경을 읽을 때 오늘날 우리의 눈에 비친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그 시대 상황 속에 들어가서 그 시대의 눈으로 해석해야 한다.





세째, 창조과학과 진화, 지적 설계에 대해서다. 창조과학이‘젊은 지구론’을 강조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경(신앙)의 원리로 자연과학의 영역을 판단하는 것이 갖는 문제점. 그리고 진화론에 대해서도 진화와 진화이론, 그리고 진화주의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무신론적 세계관으로서 진화주의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진화와 진화이론은 과학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새롭게 깨달았다. 그야말로 갓 구워낸 빵같이 신선한 주장이었다. 덕분에 신앙에 대해서도 좀 더 정확하게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과학과 관련한 지적경계가 많이 넓어진 것 같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아쉬움도 있었다. 책을 내면서 가진 저자의 소망이 ‘창조 과학이 기독교의 유일한 목소리라는 오해를 깨는 것’이라 했다. 창조과학이나 지적 설계만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로 창조에 접근하는 진화창조론과 같은 목소리도 기독교 안에 있음을 드러내고 싶다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다양성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권말로 갈수록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다(p140)’는 식의 일방적 주장이 아쉬웠다. 저자의 말처럼 `신앙에는 결국 합리성이나 과학으로 담보할 수 없는 믿음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얼핏보기에 성경이 지구와 우주의 역사를 1만년 혹은 6천년이라고 밝힌다는 것이 쉽게 동의되지 않는다. 전문적이 아니어서 그렇겠지만 오히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기에 신앙의 원리로 쓰여진 성경을 가지고 너무 쉽게 과학적 연대를 확정하여 말하는 것은 창조과학이나 진화창조를 주장하는 이들이 조심해야 될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혼란스럽지만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고프게끔 만드는 책이었다. 그래서 감사하다. 지적혼란 을 양분삼아 믿음의 성장을 이루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아, 벌써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이 서평은 출판사가 책을 제공하여 독자가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