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체가 맘에 들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멜트 앳 나이트' 스핀오프였네. 사원여행 에피소드에서 전작 수가 나오는걸 보고서야 알아차림. 그만큼 전작과 분위기가 다르달까, 전작은 공의 직업과 소재 탓에 꽤 질척하고 야했는데 이번 작품은 정반대로 심하게 소프트하고 싱겁다. 대체 뭐땀시 꾸금인지 모를.공이 수에게 냅다 고백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워낙 표정변화가 없어서 수는 공이 농담한 거라 생각하는데, 지켜보다보니 이건 왠지 장난이 아닌거라. 수는 그의 착각을 교정해주고자 사귀는 걸 제안하지만 공의 작은 표정변화나 자신을 향한 진심을 느끼게 되면서 어째 본인이 점점 공에게 끌린다. 첫사랑인 공과 남자는 처음인 수가 서로에게 차근차근 다가가는 소소한 러브스토리다.솔직히 수는 매력을 모르겠는데 공이 꽤 귀여웠다. 무뚝뚝하고 감정을 읽기 어려워 로봇같이 보이는데, 수의 앞에선 미묘하게 표정이 달라지고 수줍어하는게 평소의 무표정과 대비되어 시너지를 일으킨다. 수 역시 그런 공의 의외의 귀여움에 감겨 좋아하게 되어버리고. 둘이 서로 호감을 가지고 찬찬히 조심스럽게 가까워지는게 간질간질하니 좋긴했는데 순수해도 너무 순수해. 어른들끼리 뭘그리 몸을 사려? 니들이 뭐 중고딩이냐 아니 요샌 고등학교 교복입고도 대학생이라 뻥치고 섹뜨던데 이건무슨 전체관람가냐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막 스펙터클하거나 찌통유발하거나 흥미진진한것도 아니고 밍밍하기만 한. 공 캐릭터 하나 좋았고 나머진 별로.
찐 수인물은 요새 많이 나오지만 이만큼 성의있고 열심히 그린 작품은 흔치 않을듯. 공이 외형뿐 아니라 성향이나 습관까지 정말 늑대같아서 작가가 사전조사를 참 열심히 하고 그렸구나 싶었다. 수인과 인간의 관계나 선입견, 그로 인해 공이 갖게 된 상처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버릇 같은 게 잘 표현되어 있어 공이 그 우윌한 신체조건과 의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공과 정반대로, 신체적 핸디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햇살같이 밝고 거침없이 직진하는 적극적인 수.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마저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수의 타고난 낙천성과 솔직함이 좀 부러웠다. 그런 성격이라 공과 연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고.생각외로 따뜻하고 다정한 러브스토리라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수인물이라면 인간과 짐승의 교접에서 오는 배덕감을 기대하게 되는데, 물론 그런 게 없진 않았지만 그 전에 충분히 관계를 발전시키고 감정을 진전시켜 부도덕한 느낌이 덜했다. 게다가 공이 넘 복슬복슬하니 귀여워. 털 한올한올 성의넘치게 그려주신 작가님의 노력 덕에 공의 멋짐과 귀여움이 배가됨. 그와중에 수인의 발정기 에피소드도 넣어서 다소 부족했던 에로분도 충족해주시고. 여러모로 맘에 드는 수인물이었다.한가지 아쉬운건 둘이 완전히 이뤄진 이후의 후일담이 부족하다는 것. 꽁냥꽁냥하는거 더 보고싶어. 배경이나 캐릭터 등 설정을 공들여 만드신 티가 나는데 이대로 끝내긴 아쉬우니 후속편 나오면 좋겠다.
야하고 질척하고 흘러넘치는 씬을 아주 잘 그리는 작가다. 제목부터 뽕빨나는데 내용도 제목에 걸맞게 쉴새없이 붙어먹기 바빠서 일은 언제 하냐고 딴지걸고싶을정도다. 1권에서부터 지금까지 사랑이 넘치고 언제나 발정나있는 커플. 솔직히 1권에서는 둘의 심리묘사가 이해가 안가고 작위적이라고 생각했는데(오로지 섹스하는걸 보여주려고 개연성이고뭐고 안드로메다로 날린 느낌) 둘이 사귀기 시작한 뒤로는 그저 발정나서 하고싶어 안달났구나 싶어서 스토리고뭐고 신경쓰지 않게 됐다. 야하고 꼴리니까 됐지 뭐.3권에선 회사에서 붙어먹는걸 열심히 그려주셔서 이제야 리맨물답구나(?) 흡족해했다. 동거하기 시작했는데 어째 더 자제를 못하네. 집에서 뒹구는걸로도 모자라 일터에서까지 저러다니 사랑이 넘치네 넘쳐. 보안 문제를 적극 활용한 공의 사심 채우기 참 바람직하다. 수는 항상 처음만 망설이고 밀어내는 시늉을 할뿐 공이 들이대면 언제나 흐물흐물 풀어짐. 회사에서 하다보니 들킬뻔한 아슬아슬한 상황도 발생하고, 작가가 씬과 뽕빨에 진심이라 리맨물에서 기대하는 모든걸 충족시켜줘서 꽤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근데 평소 얼굴은 성인인데 섹스할때마다 어려져서 다른사람 보는것같은 건 거슬림. 평소와 같은 새끈한 어른미 유지하면서 섹스하면 더 맛있을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