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화가 예쁘고 공 몸이 진짜 예쁜 근육질이라 좋았다. 수가 혹한 게 이해됨. 완벽한 학생회장이 알고보면 게이에 근육매니아란건 흔한 설정이지만, 수가 꽤 잔망스럽고 무자각 유혹수라 공이 사정없이 동요하는게 귀여웠다. 수 자체의 매력은 그냥 그런데 그런 수에게 휘둘리는듯 아닌듯 중심이 잘 잡혀있으면서 번뇌에 곹통받는 공 보는 재미가 있다. 몸의 연잎모양 반점이라거나 귀여운 개구리탈 쓰고 허그 알바하는 이상적인 근육남이 스쿨메이트란건 맛난거 다 때려넣은 설정과다같은데(..) 연출도 좀 느끼하고 과장된 감이 있어서 걍 작가가 첫작이라 의욕이 과했나싶다. 스토리는 뻔하고 전개도 어색하고 뭔가 자꾸 설명도 없이 건너뛰는 불친절함이 있어서 읽다 호흡 끊기는게 아쉽지만 신인인걸 감안하면 괜찮은 데뷔작이다.(근데 후기에 '일본에서' 만화가 데뷔 첫 작품이라는건 다른 나라에서 이미 출판 경험이 있단 얘긴가..)
완전 햇살같은 수가 나온다. 설레이는 사랑에 로망을 가지고 있는게 순정만화 매니아 소녀스러운 갬성인데 묘하게 귀여움. 실제 연애와 로망의 갭이 큰데다, 너무 인싸라 연인이나 친구나 비슷비슷한 관계다보니 친구일때가 좋았다며 차이기 일쑤인 수. 그런 수를 재미있어하던 공이 견공마냥 수를 꽤나 따라다니고 수는 그런 후배녀석이 귀여워서 달고 다닌다. 그러다 플러팅 장인 공에게 저도모르게 설레어버리는 수.공이 완전 플러팅 덩어리다.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여지를 주고 상대를 동요하게 하는 타고난 바람둥이. 얼굴은 담백한데 행동이 의미심장해서 꽤 여럿 울렸겠다싶음.(실제로 연애경험도 꽤 있는듯? 컴플렉스때문에 파토났어도..) 거기 걸려든 수가 좀 안쓰럽..나? 공의 존재 자체가 수의 이상형이나 마찬가지같아서 언젠가 그럴거 같더라. 의외인건 공이 진짜 청게마냥 풋풋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는거. 흑심이 안느껴지는 얼굴이라 그런지 짝사랑연하공의 망설임과 두려움이 마냥 안타까웠다. 둘다 참 귀여워서 예쁜 사랑 하라고 응원해줌.(근데 공 원나잇 이력 너무 별로. 연애에 실패해서 자포자기했다고 막 자고다녀? 예쁜얼굴로 이게 뭔 챙럼짓이여..)
작화가 전보다 얄상하고 매끈해졌다. 수 체형이 좀 변한거같지만 맘에 듬. 미의 집합체라면서 별로 안잘생겨보였던 공도 충분히 납득 가능 비주얼이 됨.작화는 발전했는데 스토리는 전편보다 더 어수선하고 산만해졌다. 씬이 오지게 많이 나오지만 왤캐 감흥이 없냐.. 이 작가님 강점이었던게 씬이었는데 여기선 그냥 그랬네. 공이 경험은 풍부한데 진짜 연애를 못해봐서 헛발질에 급발진하는건 클리셰중의 클리셰. 의외로 수가 마냥 애기같지 않고 공보다 성숙한 마인드를 보여준다.(어쩔땐 공 어르고 달래는게 마치 엄마..) 수가 빚을 다 갚고도 호스트로 일하면서 유명배우마저 유사연애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거의 마성인데 왜 얠 계속 업소에 두는지 공을 이해 못하겠다. 이것도 직업이라고 자립하겠단 애 의지를 존중해준다 이거냐. 어처구니없네.전편은 긔여운 맛이라도 있었는데 이번편은 영 별로. 개그도 그저 그렇고 심리변화와 장면전환이 맥락없다 느껴질만큼 빨라서 정신없어 죽겠다.
청게에 전체관람가라 그런가? 알듯말듯 미묘한 관계묘사에 치중해 전개가 매우 느리고 숨겨진 게 너무 많은데 죄다 꼭꼭 숨기고 펼쳐놓질 않음. 마음 급한 도파민 중독자는 깝깝해 미쳐버리겠음(은 나).소꿉친구 쌍방짝사랑? 한쪽의 감정이 별로 드러나지 않아 추측할 뿐이지만 은근 도발하고 살살 찌르는 걸 보면 갸도 뭔가 있어보인다. 의미심장한 뉘앙스의 독백도 있었고. 화자인 공(맞겠지?)의 심리묘사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는 인상적이나, 수의 가족관계나 형과 관련된 갈등, 공이 글쓰기를 접은 이유, 수가 공에게 기댔던 과거 등 의미심장하게 던진 떡밥만 많고 뭐하나 알려주질 않으니 속이 터진다. 마지막에 좀 진전이 있을락말락하게 끝나서 하권이 궁금해지는데... 또 그럴듯한 뉘앙스만 풍기다 흐지부지되것지뭐<영상화하기 좋을 것 같은 스토리와 덤덤하면서 묘하게 차분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 그러나 내취향은 아님.
전작에서도 수인 소재로 동물들을 아주 예쁘게 잘 그리셨던 작가님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고양이들을 넘 잘 그리셔서 감탄했다. 고양이들이 각각 생김새와 성격면에서 각자 달라서 보기 즐거웠음. 어떤 원리로 고양이가 인간이 될 수 있는건지 같은 사소한() 문제는 내비두고 일단 고양이가 참 귀여움. 다른 애들도 귀엽지만 특히 경계심 만땅이다가 수의 선량함에 감화되어 서서히 곁을 내주는 둘째(공)이 귀여웠다. 수는 좀 너무 사람이 대책없이 착한거 아닌가 싶은데.. 보통 이렇게 착해빠진 사람이면 주위에 호구잡으려는 나쁜놈들이 붙던데 얘는 전남친도 그리 나쁘진 않았던것같고(뭐 상처는 줬다지만..) 여태 무난하게 살아온게 용하달까 운이 좋았던 것 같달까. 이사온 집에서 터줏대감 고영3형제를 만나 집사겸 가족겸 연인까지 되다니 운 오지게 좋은듯. 고양이들이 각자 적성을 살려 취직도 하고, 수에게 마냥 빌붙는게 아니라 한 사람 몫의 일을 잘 해나가는게 보기 좋았다.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해서 그쪽 애들이 까메오로 살짝 언급된것도 반가웠음. 이야기는 한없이 착하고 자극이 없어 밍밍 싱겁지만 고양이가 귀여웠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