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세트] [BL] 럭키 펀치 (외전 포함) (총6권/완결)
김아소 / 비욘드 / 2022년 9월
평점 :
공수 둘다 넘 짠해서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출생부터 살아온 모든 순간이 고생과 고난의 연속이고 뭐하나 쉬운게 없었어서. 특히 기설이는 살기 위해 단순해지고 멍청해진거라, 그저 살아가기 위한 방어기재였단걸 알고부터 무슨 무식한 소릴 해도 안쓰럽고 귀엽고 짠하고 가슴아프더라. 태생부터 극우성알파에 제왕 그 자체라 세상 쉽게 살아온듯 보이는 한천마도 '진짜 삶'이란 걸 모른다. 어딘가 결핍된 사람들이 만나 세상 가장 완벽한 가족을 이루는 이야기.
사실 처음에 극우성알파×베타 구도와 섹파계약까지 보고 뽕빨 섞인 능욕물이겠거니 생각했었다. 근데 그렇게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더라. 둘의 과거와 어릴적의 인연이 엮이면서 이야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깊어지는데 폰을 놓을 수가 없었음. 이러다 현생불가겠다 싶을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이름만큼 범상치않은 한천마라는 인물과, 왕처럼 군림하는 최상위포식자를 유일하게 염려하며 몸 바쳐 지키려하는 순정남 기설. 알파와 베타, 채무로 엮인 갑을관계(것도 사기에 가까운 불공정계약), 착취하고 착취당하는 섹파로 시작했으나 기설은 단순한 을이 아니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그는 연심을 품게 된 이후 한천마가 얼마나 강하고 대단한 사람인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서 지키려한다. 감정에 충실한 그와 반대로 한천마는 뭐든 의심하고 불신하는데, 때문에 기설의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가면 갈수록 기설에게 스며든 한천마가 종래엔 그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름. 한천마는 끝까지 기설을 시험하고 의심하는데, 그로 인해 기설이 상처받고 화내는 걸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니 참 답이 없는 사랑이구나 싶음. 가학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성향도 기설 정도 되니까 받아들일 수 있었을듯.
생각외로 임신이 빨리 되고, 그로 인한 갈등과 고생이 길다. 그래도 갑갑하거나 지루하지 않음. 베타가 임신하게 되어 겪는 몸의 변화와 문제들, 그로인해 한천마가 감수하려하는 희생, 리스크가 큰 출산으로 인한 갈등과 결심. 구구절절 찌통과 눈물의 연속인데 설이가 강단있게 버텨줘서 다행스럽고 또 짠했다. 처음엔 엉뚱하고 단순하고 귀엽고 잘생긴 애같았는데 알고보니 가장 어른스럽고 멋있어. 알파도 발라버리는 체격과 능력을 갖췄는데 뇌는 순진하고 해맑은 기설이 넘 좋다. 내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때려눕히는 상남자. 근데 천마 앞에선 그저 이쁘고 귀여운 아가라는게 또 갭모에. 설이 성격 덕분에 소설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 않았던 것 같다. 완전히 시궁창스러운 인생인데 설이가 넘 덤덤해서. 근데 또 그런 성격이 형성된 연유를 생각하면 또 찌통...ㅠㅠ 천마나 기설이 워낙 대단하다보니 외적인 위기는 거의 없는데 정작 위협이 되는건 둘 내부의 문제라는게 아이러니하다.
두 사람이 이상으로 생각한 바 그대로 그림같은 가정을 이루는 게 너무 감격스럽고 기쁘다. 공수 둘 뿐만이 아니라 설이의 늙은 고양이 경, 강명경 실장, 장덕배 기사, 문진주 사장 그리고 두 사람의 아이까지 모든 주요 캐릭터들이 훈훈해서 정이 간다. 외전까지 보니 모두 행복해진 것 같아 다행. 첫만남 때 다르게 행동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볼 수 있는 외전까지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