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보고 예상했던건 이전 생에 못 이룬 첫사랑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저 내용이 맞긴한데 미묘하게 다른 이야기였다. 수가 회귀하게 된 것도 뭔가 목적이 뚜렷하다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고 그냥 이왕 돌아간다면 공 수능에 도움이나 좀 되줄까 하는 정도의 가벼운 의도였고. 그정도 동기밖에 없다보니 별로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려고 애쓰지않고 시시때때로 우울과 자살충동에 빠진다. 어릴적부터 언제나 우울과 체념을 안고 살았어서 당장이라도 별생각없이 죽으려 할 수 있는 수. 공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기껏 회귀하고도 금방 죽었을듯.수의 우울증이 기를 펴지 못하게 곁에서 끊임없이 참견하는 공이 좀 웃기고 귀엽다. 초반에 무게잡던 공 보면서 반휘혈류의 먼치킨 일진짱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무게감없고 가벼워서 좀 깼음(..) ㅋㅅㅁㅋ드립칠때부터 애가 어딘가 나사빠진것같았는데ㅋㅋㅋ 수랑 마음 통한 뒤부터(이것도 예상외로 빨라서 좀 의외였음) 주접이 예사롭지않더니 가면갈수록 수처돌이 수친자가되서 세상 가장 다정하고 수밖에 모르고 수를 위해서 죽음도 불사할 사랑꾼이 되었다. '호랑이굴' 읽었을때 천상천하유아독존인데 수한정 주접킹인 공 캐릭터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여기 공도 만만치 않다. 수도 사랑꾼인데 공에 비해선 정신을 차리고 있달까, 감성이 온몸을 지배한 공에 비하면 충분히 이성적인듯. 둘의 집안사정도 막장이고 절대 가볍지않은 배경인데, 둘이 잼민이같이 티키타카하는걸 보면서 낄낄대고있으면 어느새 문제가 잘 해결되고 갈등의 여지도 사라진다. 맘편히 볼 수 있는 발랄한 러브코미디 느낌.애들이 고딩이라서 대화 자체가 유치하고 가벼워서 처음엔 호불호 갈린다고 느꼈다. 나중엔 점점 익숙해져서 나아지긴 하는데 초반엔 정말 안읽히더라. 심각할 수 있는 갈등도 가볍게 풀어내고 애정관계에서의 위기가 약하며 반전이랄만한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니,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원한다면 실망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캐릭터들의 성장과 치유를 웃으며 지켜볼 수 있어 즐거웠다.
다공일수 뽕빨물이라고 표지에서부터 줄거리소개까지 열심히 외치는지라 스토리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딱 생각했던 대로였다. 이생물을 끌어들이는 체질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수는 정말 끊임없이 유혹당하고 현혹되고 잡아먹힌다. 애가 심하게 아방방하고 대책없이 긍정적이라 뭔짓을 당해도 타격이 없다. 어찌보면 대단한 강철멘탈. 촉수식물, 인어, 천사, 몽마 등등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이종족에게 희롱당하고 할짓 못할짓 다 당하는데 희한하게 피폐하지 않고 깨발랄하다. 다공일수지만 감정적인 진전은 메인공하고만 있어서, 이외의 장면은 다 서비스씬에 불과하달까 꽤나 힘을 준것치고는 별거없는 해프닝으로 넘어간다. 갠적으로 하렘물 별로고 다공일수라도 메인공이 확실한 편을 선호하기때문에 수가 온갖 생물들과 할짓 못할짓 다해도 마음은 메인공 한명에게만 주는게 좋았다. 츤데레인 공이 수 구박하면서 뒤로는 세심하게 챙겨주는것도 좋았고 좀 억지스럽긴 했지만 상호구원서사인 것도 좋았음. 작화 예쁘고 캐릭터들 개성있고 씬도 야한 편이라 스토리가 다소 허술해도 머리비우고 보기 좋았다.그나저나 수 할아버지는 대체 얼마나 마성이길래 만난 모든 생물들이 정신을 못차리냐... 수 할아버지 이야기로 프리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