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1시간이 인간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교원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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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에게 통용되는 감정과 영향이란 게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것이 태아에게 무척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은 더더욱 새로웠다. 산도가 높은 어머니의 질을 통과할 때, 여태껏 어머니의 고통만 있을 걸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도 궁둥이를 치거나 발바닥에 자극을 주어야 우는 것이 태아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울지 않으면 편안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실 울지 않으면 편안한 건 맞으나 울어본 적 없는 태아가 울어서 감정을 표현을 한다는 점이 익숙하지 않아서 울지 않는 것이었을 뿐 괴로운 건 어머니나 태아나 마찬가지란 게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10개월간 어머니 배속에서 행복하게 지낸다. 무척 따뜻한 양수에서 둥둥 떠서 생활한다. 그러니 그런 편안한 환경을 외부에서도 지켜주는 건 생명에 대한 예의이자 최소한의 독려다. 태명에 반응하는 아이를 보면, 10개월의 기간이 참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저자는 태어나서도 3년이 되는 기간까지 모든 프로그래밍이 자리를 잡는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태아에게 각별해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저출산 문제도 해결해야하지만, 그것보다 태아가 올바로 자라는데 필요한 사랑을 듬뿔 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고 한다. 동감하는 바다. 어머니와의 공명은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궁에서 어머니의 심장박동수에 익숙한 채로 살았고, 발생도 그곳에서 했으니 어머니와의 관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울림이 있을 것이다. 부성애도 중요하다고 한다. 어머니가 받는 모든 영향이 태아에게 가는 것이니, 옆에서 적극 조력을 마다않는 남편이 있어야 어머니도 편안하고 그래서 태아도 건강하다. 타인을 괴롭히는 성향의 어린이는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잘못된 영향을 받은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무섭다. 임신부의 지적수준이 올라가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만 미친다면 좋겠지만, 요즘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자유로운 서양식 사고관에 잘못 길들여져 음주문화와 흡연 습관에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독서량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송가의 콘텐츠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중이라, 단순히 모성애들 넘어서 지적인 태교 활동이 부족한게 실정이다. 저자의 경험에 기대어서도 그런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양수의 결정 구조도 흥미로웠다. 왜 좋은 말만 하고 사랑을 해주어야 하는지 알겠다. 사랑수에 아이를 담그는 행위도 양수의 결정 구조가 좋은 인상과 말에 영향 받는 것을 보고 시행한 것이라고 한다. 공장형으로 출산이 이뤄져 제일 중요한 태아와 어머니의 감정 교류가 지나치게 짧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각인 효과를 보자면, 출산 후 5분~10분은 어머니와 태아가 같이 있음으로써 태아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호르몬 샤워를 한 둘이 최초의 만남을 의미있게 보낼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씀에 심히 동의를 표하는 바다.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알게 된 점도 적지 않은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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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 웃으면서 거절하는 까칠한 심리학
마누엘 스미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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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情문화가 거절을 힘들게 한다. 서양처럼 의사소통에 확고한 태도를 고수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는 없은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의 저자가 미국인이란 점에서 서양 또한 거절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거절의 이면에 대해 이 책은 소상히 기술하여 거절 자체가 불러오는 감정 소모의 최소화와 그럼으로써 얻는 시간 절약 등을 상기시켜준다. 자신을 사랑하니까 거절을 하라는 대목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상대마다 다를 것이다. 열등감이 강한 상대나 그간 거절이란 모르고 살아왔던 사람 등은 화자의 성격에 비추어 생각하지 못한 거절의 신호가 왔을 때 몹시 당황하며 관계를 끊거나 상당 기간 서로 등지고 살아 가는 모습을 띠기도 한다. 거절은 확실히 하되, 일말의 가능성을 남기지 않고 상대방이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우회적인 스토리설정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동양 문화권의 특수성을 배제하긴 어렵지만 이 책은 제법 많은 도움이 된다. 문화는 달라도 사람 심리의 오묘함을 똑같다. 희노애락처럼 거절은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어떻게 어떤 식으로 거절을 하냐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얘기해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결과론적으로 거절이 곧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대목이다. 살아가면서 종종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 부탁을 한다. 물론 그 부탁의 결과가 거절이면 실망하게 되지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줄 경우 악감정은 사그라든다. 단어 사용에 신경쓰고 거절 후에도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역지사지 자세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속에 자신을 넣어보는 것도 효과적인 거절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자가 보여 준 다양한 예시는 서양이나 동양이 거절과 관계된 여러 어려움은 똑같다란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흡족하고, 부드러운 거절은 오히려 관계에 윤활제같은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란 점을 명심하게 되었다. 아포리즘도 짧고 명쾌하며 거절의 부정적 기운을 감화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되어 준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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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
최복현 지음, 박미미 그림 / 잇북(Itbook)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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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사랑이야기를 나무를 소재삼아 차분한 느낌의, 마치 동화를 한 편 읽고 있는 기분으로 책의 마지막 장에서 눈을 뗄 수 있었다. 연리목은 예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유명한 나무인데, 언제 듣기론 연리목이 죽었다고...

아무튼 사랑은 나무를 빗대어 표현을 해도 좀처럼 그 깊이를 담기가 어렵다. 한 방향을 향해 가는 동반자 같으면서도 양극의 반대성을 갖고 있어서 더욱 힘든 길고 긴 항해와 종종 비유되곤 한다. 참으로 동감하기 쉬운 묘사다. 그림도 글만큼이나 느낌이 온화하고 조용하다. 사랑은 어지간하면 쉬운 사랑이 속 편한 건 사실이다. 영화 속처럼 모진 시련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에 다다르는 과정 자체가 멋져 보일 수 있지만, 현실 속 힘든 사랑은 진정 진이 빠지는 일이다. 전쟁터에 보낸 사랑, 병을 앓고 있는 사랑, 부모의 반대로 어려운 사랑.. 그 사랑은 다 무한한 가치를 지녔지만, 그냥 편안한 사랑이 최고라고 본다. 스트레스와 정비례하여 사랑이 커지는 것보다는 골병만 든다. 남녀가 병역의무로 인해 떨어져지내면서도 2년이란 시간을 한결같이 기다리고 사랑하더라도 많은 커플들이 복학 후에 돌아서곤 한다. 과정이 험난하여도 결과는 인간의 불안전한 본능으로 인해 오해와 갈등으로 치닺고 영영 회복할 수 없는 감정의 골에 빠져 그만 되돌릴 수 없는 결심과 실천을 하고 만다. 힘든 세월을 함께 했어도 한 순간의 감정으로 끝나는 사랑은 그것 자체의 옳고 그름보단 사랑의 속성 자체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은 사랑도 어렵고, 잦은 사랑도 가벼워서 이내 고뇌에 휩싸인다. 이래저래 어려운 건 사실. 그러다보니 타이밍이 곧 사랑이자 결혼이라는 인식이 경험으로 체득되고, 안타깝게도 사랑과 결혼은 같이 가는 평행선이 아니라, 어느 순간 이탈한 감정과 사정이 만든 조합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비단 현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먼 옛날에도 남녀는 그랬다. 우리의 대선배 로미오와 줄리엣도 있지 않은가. 사랑나무의 따뜻한 사랑과 그에 얽힌 푸근한 사랑의 인상은 비록 현실과 가깝진 않더라도 사랑이란 가치에 오염요소를 뿌리는 우리의 그릇된 판단에 경종을 울리는 알람 소리같다. 알람이 울리는 동안은 사랑의 따스함을 그리워하고 그런 사랑이 내 인생에도 존재하길 바라며 그럴싸하게 상상의 나래로 나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의 사랑에 포장지를 선사한다. 예쁘고 아름다운 포장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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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독일 대통령은 왜 지금 자유를 말하는가
요아힘 가우크 지음, 권세훈 옮김 / 부엔리브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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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은, 그 책임은 상당히 크고 범위는 전반적이다. 자유와 책임의 요철은 딱 맞아떨어지는 톱니바퀴가 아니라, 어쩔 때는 자유의 희열이, 때로는 책임의 부담이 더 클 때도 있다. 연설문의 형식을 빌려 생각을 표현한 것도 새롭고, 그런 형식자체가 자유와 긴밀한 연관이 있어보였다. 아포리즘처럼 다가오는 자유와 책임의 상관관계.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다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어찌보면 상황을 떠나 단순히 좋은 게 좋다라는 공상처럼 느껴진 구석도 있었다. 독일은 총리가 권한을 갖고 있어서, 메르겔이었다면 독일 대통령처럼 자유라는 단어를 주구장창 쓰진 못했을 것이다.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고려한 뒤에나 쓸 수 있는 단어지만, 물론 무척 소중한 개념이고 말 못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면, 중국의 입장에서 자유는 우리의 자유와는 조금 다르다. 그처럼 상황에 따른 단어 선택이 중요하단 뜻이다. 자유와 책임, 관용이 넘치는 사회가 되는 것은 우리의 지상과제다. 이름뿐인 독일 대통령과는 다르게 우리는 자유의 기치는 당연히 최일선의 가치로 표방하되, 뜻이 있고, 전체를 움직이는 통솔력이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 책을 읽으니, 책 내용 그대로라니보단, 정치적인 해석이 들어가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옳고 바른 말을 듣는데, 왜 현 정치가 떠오르는지, 그런 사회적 일체감이 참으로 싫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었다. 책이 워낙 심플해서 읽는 것에 저항감을 갖는 독자에겐 적격이겠다. 게다가, 독일어가 멋있어 보였으니, 나로선 얻은 바가 크다. 새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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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제패한 하이얼의 비밀
장다펑 지음, 조유리 옮김 / 스페이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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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이민. 서두에 저자의 그에 대한 존경이 크게 느껴질 정도로 힘있게 썼다. 잭웰치와 빌게이츠를 능가하는 경영인이라고.

적어도 자신에게는.. 일단 시작할 때는 좀 과하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하이얼의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은 한국에선 별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과장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정하는 점은 그가 마오쩌둥이 문화

혁명을 통해 바랐던, 근본적인 중국인의 과거 탈피처럼, 적어도 기업에서 지켜야할 근로자의 최소한의 자세를 정립했단 것이다.

초창기에 중국은 업무시간에 잠을 잘 수 있는 여유도 있었고. 여기저기 침을 뱉고 아무 물건이나 훔쳐가는, 즉 야만적인 수준이었다. 그렇다보니, 품질이 당연히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어느 경영자든 그 근본적인 습성을 고치지 못하여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 일쑤였다. 장루이민은 달랐다. 기초부터 바꿨다. 침을 뱉지 않는다. 지각하지 않는다. 등등 무척이나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기업은 흥할 수도 없고, 조직체계가 바로 설 수도 없단 점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들어갔다. 장루이민은 최악의 냉장고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기본적인 매너를 정립하면서 서서히 싼 인력을 하이엔드 제품에 투입하였다. 제품의 기술은 모방을 통해, 싼 가격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가 우선이었고, 차츰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경쟁으로 회사의 방침을 정한다. 불량 냉장고를 대하는 태도는 훌륭했다. 그리고 인재 등용이 독특하다. 고졸과 농민들도 얼마든 기술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채용 시스템으로 인간의 본성인 성취감과 자아실현을 자극했다. 그에 대한 근로자의 보답은 실로 컸다. 열정을 갖고 일했으며, 무엇보다 애사심이 싹텄다. 공산주의에 물든 근로자들에게 이런 자극은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어쩌면 처음 접하는 희열이었을지도 모른다. 장루이민은 합병을 거듭하며 부실한 기업을 인수하여 하이얼의 훌륭한 자회사로 키웠고, 이를 오랜 기간 거치면서 중국 최고의 제조사가 됐다. 중국인민공화국에서 정치인으로 입당을 권유했지만, 그는 경영자로 남았고, 언제나 중국인에게 희망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비단 장루이민과 근로자의 변화 과정 자체에 놀란 게 아니다. 과거 명동이나 한강 주변에 널부러져 있던 쓰레기와 공중 화장실의 실태를 회상해보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후진성을 과거에 갖고 있었다. 역시 리더를 잘 만나야 계몽이 이뤄지고 명쾌한 발전이 가능해진다. 하이얼을 보며, 과거 한국의 모습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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