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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져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도영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6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분은 이름만 믿고 사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가다. 완벽한 내 취향은 아니라 소장까지 해서 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대신 나올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거의 반드시 읽게 되는 소설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신작이-특히 단편집이 나왔다길래 생각도 안하고 예약 구매까지 해서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미미 여사의 소설은 오히려 장편보다 단편을 더 좋아하니까. 이번 소설집은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는데...소개글대로 추리나 사회적인 요소(물론 이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있긴 함)보다는 '환상'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표제작인 첫번째 단편과,2번째인 '구원의 저수지'였다.
첫번째-신비한 꿈에 이끌려 간 여주인공은 실제로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목격하고...게다가 꿈에 나타난 소년마저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 게다가 그 소년은 현실에선 어엿한 현직 형사! 즉 어찌된 영문인지 이전에 서로 만난적 없던 사람의 어린 모습을 봤던 것인데. 한편 여주인공도 얼마전 약혼자를 18세짜리 소녀의 미숙한 운전때문에 사고로 잃은 아픈 경험이 있다. 더욱 억울한 것은 소녀쪽은 반성의 기미따위 전무하며-미성년자이기에 어떤 죄값도 치르지 않은 것. 과연 여주인공과 형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두번째-제목의 의미를 마지막에 가서 알게 되자 제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던 작품. 여주인공은 사고로 죽은 오빠를 추억하기 위해 오빠가 사고를 당한 현장에 10년만에 다시 찾아오게 된다. 거기서 피안화(일본 호러 만화에 흔히 소품으로 등장하는 붉고 기분 나쁜 꽃) 염색이 된 손수건을 매개로 과거를 추적하게 되는데......그녀가 다다른 결말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외 세번째 '내가 죽은 후에'는 흔한 순정만화 단편을 본 느낌이다. 이 작가의 작품으로는 의외로 너무 흔하고 가볍지 않았나 싶다. 네번째 '그곳에 있던 남자'와 다섯번째 '속삭이다'는 가벼운 호러 작품쯤? 반면 여섯째 '언제나 둘이서'는 어찌 보면 무섭고 어찌 보면 웃기며 어찌 보면 다소 애달픈 느낌의...그런 작품이었고. 마지막은 결말이 과연 어떻게 된 것인지 대조적인 방향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소설이라고 본다. 나로썬 허무 버전이 아닌 진지 버전으로 생각하고 싶지만.
결론적으로 이 단편집은 볼만하다. 1과 2 및 나머지 3~7과의 갭이 다소 크다는 점은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