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앤 울버트 버지스.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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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는 옹호를 위한 것이다.


단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자는 여러 겹으로 쌓인 심리적 장애를 풀어야 하는 복잡한 사람이다. 그들은 천성과 환경에 의해 꼬인 심리적 상태를 강간범과 살인자로 발전시켜 극도로 불안정한 사고를 통해 해소시킨다. 이러한 가해자의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그들과의 대면을 통해 피해자를 옹호하는 일이 프로파일링이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이 책은 프로파일링의 탄생과 함께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여준다. 시작은 법과학 및 정신의학 전문 간호사로 20년 넘게 FBI와 함께한 이 책의 저자 앤 울버트 버지스이다. 그녀의 전문 분야는 성범죄이며 이 분야가 간과되었던 시기에 여성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도록 문제의 근원에 도달했다.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 여성이라는 관점은 강력했다. 즉시 그녀와 결속 맺기에 수월한 내용이었으며 그녀의 헌신에 경외감을 불러일으켰다.


대중매체가 범죄를 상품화하면서 보편화를 즐기며 집착하게 만들어왔다.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로 뒷짐 지고 있게만은 안 할 것이다.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행동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주목하게 한다. 진실에 충실하고자 끔찍한 범죄 현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부분도 있다. 다른 때 같으면 빠르게 조각내어 시선을 흔들고 원망과 증오를 삼키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프로파일링을 염두에 두고 읽다 보니 가해자의 범죄행각을 숨죽여 쫓기보다 그들의 행동에 이해를 섞어보기도 하고 피해자를 옹호하는 데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 내가 끈질기게 이 일을 했던 이유, 내가 계속해서 그 어둠 속으로 내려갔던 이유는 언제나 피해자들이었다. 피해자는 연쇄살인범이 자아를 발견하겠다며 다른 이들에게 치르게 만든 비극적인 인간의 비용이다. 그리고 피해자는 우연과 상황에 의해 무력하게 희생된 사람들이다. 신문 기사나 통계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살아 있고 숨쉬는 사람들이다. 많은 이들이 역사에서 사라지거나 연쇄 살인범과 그들이 저지른 범죄 이야기의 각주로 밀려났지만, 나는 한 사람도 잊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사람은 피해자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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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시간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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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시작하려니 몹시 두렵다.”


소설이 진정한 진실을 포착하지 못할까 봐 정체성과 실존적 위기에 씨름한다. 창조의 편재성과 언어의 한계에 스토리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생각과 단어 배합의 단순함을 쏟아 내는 이 책의 화자 호드리구는 계속되는 자기 의심으로 피로와 고립을 반복하다 이를 좌절시키는 방법을 그녀에게서 찾는다.


그녀의 인생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낡고 금이 간 채로 머리카락이 잔뜩 낀 세면대 위 어둡고 희뿌연 거울을 바라본다. 작은 싸구려 거울 속에 잔뜩 일그러진 얼굴의 그녀는 브라질 북동부 출신으로 불운한 운명의 무지한 여성인 타이피스트 마케베아다. 저임금 타이피스트로 일하며 빈민가에서 네 명의 여성과 함께 지낸다. 타자 실력은 형편없어 해고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가난과 비참함을 모른 채 병적인 삶을 헤쳐 나가며 결여되는 일에 둔감함을 맡긴다. 함께 사는 여성들이 없는 시간대에 빈방이 주는 고독과 집주인에게서 인스턴트커피와 끓는 물을 빌릴 수 있음에 감격하는 걸 보면 그녀의 본성은 행복에 있다.


마카베아의 무지는 두려움이나 외로움에서 구해주지 못하지만, 호드리구에게는 탈출구이다. 자신을 인식하지 않음으로써 행복을 추구하고, 라디오에서 들은 지식의 조각들은 흐트러짐을 유지하기에 무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마케베아의 순수하면서도 둔함을 인식하는데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정치인이 되려는 꿈을 가진 마초남 올림피쿠, 마케베아와 상대적으로 대조적인 글래머 글로리아, 그리고 폐결핵을 알려주는 뚱뚱한 여의사에게 예의를 갖춰 감사함을 전하는 그녀를 보면서 호드리구는 볼품없음과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은 철저한 익명성의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아무것도 투영하지 않아 안도감에서 나오는 고백일까.


호드리구는 그녀의 미래를 점쟁이 마담 카롤로타를 통해 선물한다. 미래를 잉태한 마케베아는 그 어떤 절망보다 더 격렬한 희망에 차 있는 삶을 선고받는다. 인생의 첫날, 빛나는 미래를 토하여 보고 싶어 한다. 드디어 그녀는 공명을 경험하며 존재와 운명에 대한 거대한 정적을 남기는데.


제한된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사소하면서도 심오한 인간의 조건과 숨 막히는 서정의 순간을 철학으로 순화하는 별의 시간이다.


‘생각은 행위다. 느낌은 사실이다. 이 둘을 합치면 내가 된다. 진실은 언제나 내적이며 설명할 수 없는 접촉이다. 나의 가장 진실한 삶은 알아차릴 수 없고, 지극히 내적이며, 어떤 말로도 정의할 수 없다.’


‘나는 분명하게 정의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예감 속에 담긴 진실이 더 좋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벗어나면 보다 무책임한 영역으로, 그저 약간의 예감들만이 존재하는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리스펙토르, 두 번째 삶은 잘 써 내려가고 있는지. 화자는 맑고 순수한 아이는 아닐까. 그렇다면 진정한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는 건가. 당신이 반짝이는 그곳에서 아주 귀여운 모험을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이 미완성이라 기쁘다. 섬광으로 끝나지 않으니. 그리고 지금이 별을 볼 시간이라는 걸 잊어버리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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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속성 -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팀 슈러 지음, 이은경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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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이나 검증에 의존하지 않고 깊은 성취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과시적 부를 향한 과정에는 알게 모르게 주변의 가지치기가 끼어들어 행복은 잠적해버리고 외로운 싸움으로 이어진다. 성공은 부와 직결되고 최종 목표는 행복이다. 성공을 위해 과정의 행복을 무시하는 일이 과연 행복을 향하는 길일까?

성공의 속성 저자 팀 슈러는 탐스, 애플에서 경력을 쌓고 스토리 브랜드의 최고 운영책임자이자 기업 컨설턴트로 명망을 쌓으며 숱한 성공의 케이스를 분석한 끝에 성공의 본질을 발견한다.

성공을 넘어 삶의 진짜 의미를 찾는 혜안으로 자기만의 성공 공식을 만들 때, 비로소 삶은 온전해질 수 있다. 성공이 실제로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며 성공의 개념을 뒤흔드는 책이다.

성공의 속성에 의하면 다른 사람의 성공에 초점을 맞출 때, 즉 개인의 성공보다 팀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크릿 소사이어티 방식대로 성공을 정의하기 시작하면 원하고 바라는 모든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 개인의 성장보다 타인과의 동반 성장을 우선시하며, 타인의 인정에 자신의 가치 주목 여부를 연결해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야망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야망은 훌륭한 자질이다. 인생을 엇나가게 하는 직책이나 직함에 의한 권력이라는 건전치 못한 욕망을 버리라는 것이다.

인간은 상승 욕구를 갈망하도록 타고나지만, 관계를 갈망하는 마음은 더욱 강하다. 시크릿 소사이어티의 길을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배우게 되며 누군가를 이기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고 성공의 속성은 말하고 있다.

성공이 “나는 누구를 위해 여기에 있을까.”라고 묻는다. 성공은 조력에 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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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리부트 -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 두뇌의 비밀
크리스틴 윌르마이어 지음, 김나연 옮김 / 부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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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몇 살이든, 뇌는 언제나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뇌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윌르마이어 박사는 미국의 정신 건강 의료 기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에이멘 클리닉에서 신경 영상 연구 책임자로 재직하였으며, 이 기간에 미국 미식축구 선수들의 뇌 손상을 알아내고 치료하는 획기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각종 저널에 논문을 게재함으로써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윌르마이어 박사의 아버지는 파킨슨병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지만, 그의 연구가 아버지를 돕는 데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한다. 20년 넘게 연구하며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이자 완벽한 본보기로 아버지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적잖이 위안이 되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과거에 어떤 잘못된 선택을 했어도, 뇌는 언제나 개선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윌르마이어 박사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뇌 건강이 어떤 상태든지 브레인 리부팅을 통해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10분 만에 뇌를 바꾸는 10가지 방법’이 이 책의 초반에 나오는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다 그에 따른 이유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집중이 잘 됐다. 뇌가 활기를 띠는 기분이랄까? 이 책만 읽어도 효력이 생기는 느낌이다.

산책, 다크초콜릿 한 조각, 똑바로 앉기, 평소 안 쓰는 손으로 글씨 쓰기, 블루베리, 새로운 단어 배우기, 더 좋은 하루를 만드는 방법을 시각화하여 상상하기, 하루 10분 멍하니 있기,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좋은 향기 맡기, 감사한 점 한 가지 적기가 10분만에 뇌를 바꾸는 방법들이다.

영양 보조제가 뇌 질환 및 관련 증상을 관리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연구도 흥미로웠다. 연구 대상은 세상에서 가장 과격한 스포츠로 알려져 있는 NFL(프로 미식축구)의 전·현직 선수들로 뇌진탕을 경험한 경우는 부지기수였고, 대부분 이미 인지 기능에 명백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연구 결과 영양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은 우리가 인지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다. 영양 보조제가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영양 보조제 효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윌르마이어 박사는 객관적인 근거 앞에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는데, 내일부터 영양 보조제 복용을 빼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뇌를 바꾸는 6가지 영양 보조제는 오메가-3 지방산, 종합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액체형 미량 미네랄 영양 보조제, 커큐민이다.

건강한 뇌를 만드는 식습관과 똑똑하게 건강해지는 운동법, 뇌 건강을 위한 수분 공략법과 건강한 두뇌의 스트레스 해소법 등 뇌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정보와 생각만으로도 뇌를 바꿀 수 있고, 놀기만 해도 머리가 좋아진다는 팁도 나와 있다.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 두뇌의 비밀이 ‘브레인 리부트’에 담겨있다. 순식간에 읽었지만 모두 유용하고 중요한 정보라 책 전체에 밑줄을 그을 판이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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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사랑의 모든 순간, 당신에게 건네는 그림의 위로
김선현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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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그림에 마음이 끌리나요?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다면 내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

작가의 말에 문득 타로가 생각났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사랑의 모든 순간, 당신에게 건네는 그림의 위로
김선현 저 | 허밍버드 | 2023년 01월


<그림의 힘 1, 2> <화해> <디지털 치료제>의 김선현 작가 책으로 <그림 처방전> 개정판이며, 그림의 힘과 화해에 이어 만나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선택한 3점의 그림이 나에게 건네는 말을 들었다. 다양한 시간과 장소를 즐기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과 함께 좀 더 성숙해진다면, 사랑에 조급함은 차분한 하트 시그널로 바뀔 것이다. 김선현 작가가 사람의 심리를 차분하게 만드는 걸까? 아니면 그림이 차분하게 만드는 걸까? E 성향인데 I로 바뀌는 기분이다.


내가 선택한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면,


『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조급해하고 있진 않나요? 』

리카르드 베르그 <북유럽의 여름 저녁>은 볼 때마다 설렌다. 그림 속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배꼽이 향하는 곳을 보면 하트 시그널을 알 수 있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 않지만 두 사람의 배꼽은 서로를 향하고 있다. 사랑에는 어쩔 수 없는 속도 차이가 있다. 거리를 좁히는 속도를 맞춰가며 천천히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는 부드럽고 차분한 이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 당신에겐 지금 그 어떤 것보다도 ‘연애 공백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어요. 』

에드바르트 뭉크 <베란다의 여인>에는 짙은 화장에 루즈한 차림새의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눈빛을 가진 여인이 있다. 지쳐 보이지만 모든 걸 끝내고 털어버린 홀가분한 느낌이 들어 시선이 멈췄다. 이 그림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좀 더 성숙해져 다가올 사랑을 잘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그림의 말이 담겨져 있다.


『 사랑의 그림자를 응시하는 시간 』

조르주 쇠라 <파라솔을 들고 앉아 있는 여인>. 검은 옷차림의 가녀린 여자가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처연한 분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새벽이 그려진다. 저자가 말한 여인이 응시하는 하얀 벽은 새벽 물안개처럼 보였다. (제목에 파라솔이 있는 걸로 봐선 벽보다는 물안개 낀 강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물론 새벽에는 파라솔이 필요 없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그림의 말이 현재 상황을 제대로 짚어낸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새벽을 너무 좋아하여 한낮에도 새벽을 당기고 싶은 마음뿐인데, 새벽을 뒤로하고 어디로 고개를 돌려야 하나.


시선으로 감각을 녹이는 55점의 그림이 차분하게 말을 걸어온다. 평소 타로점 좋아하시는 분에게 조용히 권하며.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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