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을수록 죽는다
모비.박미연 외 지음, 함규진 옮김 / 현암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모비, 박미연 외 지음,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 함규진 옮김, 현암사, 2011.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는 제목이 너무 원색적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는 원색적인 게 아니라 가장 솔직하고 소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때의 죽음은 개별 인간의 죽음뿐 아니라, 인류 전체, 환경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포괄한다. 이 책은 육식의 문제를 건강, 환경, 세금, 동물복지, 기후변화, 노동, 지역사회, 질병, 기아 등의 주제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다.

‘크게 생각하는 만큼 나아진다’(58쪽)는 말처럼 이 책의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접시 안에 담긴 ‘고기’가 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이력을 볼 것을 강조한다. “과연 우리는 먹을거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를 얼마나 의식하며 먹을 수 있을까? 그리하여 수십억의 공장식 농장동물들이 부자연스러운 조건에서 살도록 강요받고 공기와 물이 오염되며 삼림이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줄고 기후변화마저 재촉하는 현실을 극복해갈 수 있을까? 이 의문의 답은 동물들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이 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중요하다.”(42~43쪽)

내 밥상에 오른 음식들이 이전에는 하나의 생명체였음을 상기할 수 있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알고 싶어질 것이고, 다른 생명체를 통해 내가 생명을 유지해가고 있으며 따라서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거나 남기는 일 또한 죄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은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식 문제에 눈뜨기(food awakening)”라고 할 수 있다.

고기 문제에 눈을 뜨게 되면, 육식이 건강, 환경, 세금, 동물복지, 기후변화, 노동, 지역사회, 질병, 기아 등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라는 불편한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런 진실을 모른 채, 무한리필 음식점이나 마트의 원플러스원 행사처럼 “식품을 오직 싸게 얻는 데만 집중하면 그에 따라 막대한 환경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58쪽)

이 책은 사람들이 이런 불편한 진실과 최대한 마주하지 않은 채 살 수 있도록 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공장식 농장의 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수치와 자료를 들어 말해주고 있다. 덕분에 육식의 불편한 진실에 관한 책들을 이미 많이 읽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나 한 사람이 고기를 안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한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은 결코 크지 않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동참이 필요하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식재료를 선택하고 모든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식단을 선택함으로써 분명히 “우리는 밥 한 번 먹을 때마나 뭔가 더 나아지도록 노력”(123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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