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 세계 명시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한 편의 시를 달달 외워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쓴 기억이 난다. 어느 순간 손편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워지고 있는 문화를 필사로 대신하는 것 같다. 요즘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시대에 느릿느릿 읽어가며 문장 속에 함축 되어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 좋아할까, 현대인의 빠른 시간이 지나가고 어느 순간 고요한 시간이 되면 한 편의 시를 읽으며 필사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에는 세상의 모든 시중 우리가 사랑하는 74편의 시가 담겨져 있다. 유명하고 내가 좋아하는 시도 있어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넘기며 한 자씩 정성스런 글씨로 적어본다.
첫 장 김소월 시인의 개여울을 읽어 본다. 개여울은 개울에 물이 얕거나 폭이 좁아서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역설법에 최고인 김소월 시인의 문장은 사랑의 절실함도 묻어난다. ‘ 가도 아주 가지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저자의 해설이 더해져 잔바람에 파르르 물결이 이는 강가에서 읽어지고 싶어진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나 이 세상 하나뿐인 다정한 엄마도 가끔 멀리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당신은 아직 한 번도 싫은 적이 없습니다. ‘ 이러한 사랑이 가능하긴 할까, 버지니아 울프의 남편 레드너 울프의 헌신적인 사랑은 이러한 시적 고백을 하게 되나 보다. 싫증 나지 않는 관계가 감동을 주는 사랑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시 이야기에 한 번 더 감동을 하게 된다.
이 문구를 보며 처음엔 대상이 누구일까, 싫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나 하는 현실적인 생각과, 나에게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이상적인 현실에 가능한 건지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현실이 되어 버린 사회에서 메마른 감정에 한 줄기 샘물처럼 조르륵 시는 나에게 감정을 준다. 필사를 하며 시인이 느꼈던 감정을 함께 동화시키며 그 장소에서 글을 쓰는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나를 찾아본다.
정지용의 향수, 윤동주의 서시와 별 헤는 밤, 김춘수의 꽃, 한국의 대표적인 시와 헤르만 헤세, 사무엘 울만 등 세계적인 시인과 함께 하는 시를 읽으며 저물어가는 한 해를 돌아본다. 올해는 많은 사랑을 나누어 주었는가, 나의 감정의 정리는 잘 하였는가, 생각하며 오늘도 한 편의 시를 감상한다.